[김민정 일본 통신원] 유기견의 변신은 끝이 없다. 치유견으로 나가기도 하고 관공서의 마스코트로 활약하기도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유기견에서 사과 농장의 홍보담당이 된 버니즈 마운틴 독이다.
일본 나가노현 마츠가와마치에 위치한 사과와 푸룬 등을 재배하는 '키라라팜'. 믿음직한 홍보부장이 '한 마리' 있다.
<키라라팜 홈페이지 캡처> |
스위스가 원산인 대형견 바니즈마운틴독 미카도다.
농장 주인인 다나카씨 부부는 지난해 이 마을로 이주해 오면서 미카도를 함께 데리고 왔다. 아내는 항상 버니즈 마운틴 독을 키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넓은 농장으로 이주해 오면서 실행에 옮긴 것이다. 버니즈는 다 크면 몸무게가 60킬로그램에 달하는 대형견이다.
귀농준비를 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보호소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유기견들을 알게 됐다. 귀농과 동시에 집 한 채를 빌리게 되고부터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 미카도가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새주인과 같이 잘 살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약 2주간의 기간이 끝나고 미카도가 드디어 이들 부부 곁으로 왔다. 미카도라는 이름은 보호소에서 쓰던 이름 그대로다. 미카도가 오던 날은 이들 부부가 귀농자로서 등록된 날이기도 해서 부부와 미카도는 이 지역에서 함께 새출발을 하는 셈이 됐다.
<키라라팜 홈페이지 캡처> |
다나카씨는 당초 함께 즐겁게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버니즈 마운틴 독이 모이는 전국 이벤트에서 '미카도'의 로고 마크가 들어간 사과쥬스와 잼을 판매하자 '귀여워~'라는 예상도 못했던 반응들이 쏟아져 인기를 모았다.
사과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펫 동반이 가능한 펜션이나 음식점에서는 '미카도'의 로고마크가 들어간 농산가공품을 진열하게 해 주기도했다.
다나카씨는 "미카도와 가족이 된 날과 자기 인생의 새출발의 날이 같은 것에서 어떤 인연을 느꼈다'며 "미카도가 농장일에 긍정적인 역할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