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날 기획자 고경원 작가
수명 9개, 오랠 구 자 합쳐 9월9일 고양이의 날 행사 벌여
하루쯤 고양이의 삶을 생각해 봤으면..무턱대로 냥줍 행위는 안돼
2009년부터 7년째 9월9일을 '고양이의 날'로 정하고 활동하는 이가 있다. 2002년부터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담기 시작한 고양이 전문작가 고경원씨가 주인공이다.
고경원 작가는 왜 9월9일을 고양이의 날로 했을까.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올해 고양이날을 기념해 고 작가를 인터뷰했다.
9월9일을 고양이의 날로 정한 것은 고양이 수명이 9개라는 민간 속담에서 따온 숫자 9와, 그만큼 오래도록 생명을, 주어진 삶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오랠 구(久)의 9를 따서 정한 날짜라고 한다.
고 작가는 인터뷰에서 "'고양이의 날'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어떤 거창한 기념일로 여기기보다는 1년에 그날 하루 만이라도 주변에 고양이들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작가는 고양이의 날이 정착되도록 힘쓰는 것과 함께 매년 9월9일 기획전과 행사를 갖고 있다.
고경원의 길고양이통신 홈페이지 캡처 |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고경원의 길고양이통신'에 보면 올해 작가 5인이 참여하는 '행운고양이' 기획전이 9일부터 30일까지 홍대역 근처 본주르에서 열린다. 행운고양이 기획전과 함께 아트북 실물과 엽서도 나왔다. 행운고양이 기획전에 도움을 주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오는 15일까지 크라우드펀딩도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도둑고양이라는 말대신 길고양이라는 말을 거부감없이 쓰고 있다. 고 작가에 따르면 부르는 말이 달라진 데에는 애묘가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고 한다.
고 작가는 "주변에서 살아가는 것일 뿐이지 사람의 어떤 소유물을 도둑질하거나 그런 피해를 주는 건 아닌데, 오해를 할 여지가 있었다"며 "길자체가 길고양이들한테 살아가는 영역이고 사회이고 집"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도둑’이라는 말보다는 ‘길’이라는 표현을 써서 그들을 존중해보자 하는 시도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 많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소위 '냥줍' 행위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냥줍은 길거리에서 본 고양이들을 데려와 키우는 것을 일컫는다. '고양이를 주워 와서 키운다' 정도라고 보면 된다. 특히 고양이들이 봄철 왕성한 짝짓기를 한 뒤 5, 6월께 새끼들이 집중적으로 태어나는데 이때 어미를 잃은 줄 알고 냥줍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새끼 길고양이나 길고양이가 살고 있는 장소가 사람들 눈에는 좀 힘들어 보이고 불편해 보여서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길고양이들은 영역 안에서 정착을 해서 무리를 이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새끼 혼자 있더라도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갔거나 잠시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보고 충동적인 마음으로 데리고 오는 것보다는 주변에 어미가 있는지, 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금 시간 간격을 두시고 살펴본 다음에 책임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입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고양이는 물건이 아닌 만큼 줍는단 표현을 쓰기보다 입양이란 표현을 쓰는게 맞는 것같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