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관광객이 줄어든 태국에서 굶주려서 난폭해진 원숭이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태국 정부가 원숭이 중성화 수술에 나섰다고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AF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국 중남부 롭부리 시(市)와 야생동물 당국은 이달부터 원숭이 중성화 수술을 재개했다. 지난 3년간 중단했던 태국 당국은 26일까지 500마리를 중성화 수술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원숭이들은 관광객이 던져주는 바나나에 의존해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자, 지난 3월 원숭이 떼가 먹이를 두고 패싸움을 벌이고, 이제는 주민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 탓에 시민들은 집 둘레에 방어벽을 치고, 원숭이들의 공격을 막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테라스에 둘러친 그물망을 가리키며 쿨지라 태차와타나완나는 AFP통신에 “우리들이 우리 안에 살고, 원숭이들이 밖에 산다”며 “천지가 원숭이 배설물이라, 비가 오면 특히 악취를 참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원숭이들은 버려진 극장을 근거지로 삼아서, 영사실을 묘지로 만들어 숨진 원숭이들을 모셨다. 사람이 들어가려고 하면 공격받는 탓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해서, 극장은 원숭이들의 손에 넘어갔다.
극장 인근 상점 주인은 호랑이 인형과 악어 모형을 걸어서 원숭이들의 도둑질을 막아보려고 애쓰고 있다.
롭부리 시 중심가에 있는 프랑 삼 요드 사원 인근 거리도 원숭이들 지배 아래 있다. 원숭이들은 사원 담벼락 위로 순찰을 돌면서, 때때로 주차된 차량을 파손한다.
원숭이들의 괴롭힘을 피하려고 먹을 것을 주는 주민들도 많다. 특히 주민들이 준 탄산음료, 시리얼, 사탕 등 단 음식 탓에 짝짓기가 더 늘어난 것 같다는 전언이다. 프랑 삼 요드 사원 성지 관리인 프라모트 케탐파이는 “원숭이들이 많이 먹을수록 정력이 더 넘쳐서, 더 많이 교배한다”고 말했다.
롭부리에 사는 마카크 원숭이는 약 6000마리로, 3년간 2배로 늘어났다. 그동안 관광수입을 만들어준다는 이유로 주민들은 원숭이를 참고 살았지만, 이제는 공존이 어려울 정도로 개체수가 늘어났다.
당국은 중성화 수술로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롭부리 시 일각에 원숭이 보호구역을 세울 장기계획도 세웠다. 야생동물 당국의 나롱폰 다우드두엠은 “정부는 우선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은 마치 집 앞에 쓰레기가 버려졌는데, 집 주인에게 행복한지 아닌지 묻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물론 원숭이들을 이동시키는 것에 반대하는 주민도 있다. 롭부리 시 상점 주인 타위삭 스리사구안은 매일 원숭이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나는 원숭이들이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거리에서 노는 것을 봐왔다”며 “원숭이들이 모두 가버리면 정말 쓸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