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라 로버트슨이 비행기를 빌리기 위해 10만달러 모금을 목표로 고펀드미 페이지를 만들었다. |
[노트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중국에 남은 반려동물과 생이별한 보호자들이 본국에 반려동물을 데려오기 위해서 비행기를 빌렸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일라 로버트슨은 지난 5월 테리어 믹스 반려견 ‘슈거’를 집에 데려올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2년간 중국에서 지낸 로버트슨 부부는 코로나19 탓에 캐나다 밴쿠버 시(市)로 돌아갈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곧 부부는 자신들처럼 반려동물 비행기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2명이 반려동물을 이동시킬 방법과 정보를 구하기 위해 만든 중국 메신저 서비스 ‘위챗’ 그룹 채팅방에 500명이 모여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미국, 캐나다 보호자들로 갖가지 사유로 잠시 본국의 가족과 친구를 보려고 중국을 떠나면서, 반려동물을 지인이나 애견호텔에 맡긴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반려동물과 생이별하게 된 것.
채팅방에서 토론 끝에 해결책이 마련됐다. 바로 비행기를 빌려서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출발해,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미국 시애틀에 도착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반려동물 발(paw)을 조합해 만든 작전명은 ‘미션 임퍼저블(Mission Impawsible)’이었다.
국적과 시차가 다르고, 전에는 서로를 전혀 몰랐던 수십 명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우선 비행기를 빌릴 자금을 모아야 했고, 비행기 한 대에서 남는 좌석을 채워야 했다. 기부금을 위해서 티셔츠를 제작하는 일도 추가됐다.
천신만고 끝에 오는 18일 임대한 비행기가 반려동물 승객 100마리를 태우고 이륙하게 된다. 로버트슨은 “내 반려견을 위해서 바다를 건너올 비행기를 빌린다는 내 꿈이 결코 생각에 그치지 않았다”며 “위챗 그룹을 만든 것이 6주 뒤에 나를 정신없이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밝혔다.
반려견 ‘테드’의 보호자 케이틀린 후퍼도 테드를 이 비행기에 태우기까지 마음 고생을 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후퍼는 중국의 캐나다 국제학교 교사였다. 후퍼는 부친의 별세 연락을 받고 3주 일정으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어머니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으면서, 일정은 더 연기됐다. 그리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한 것.
후퍼는 친구를 통해서 비행기 대절 소식을 듣고, 테드를 데리고 탑승해줄 사람을 찾았다. 후퍼는 새벽 3시에 채팅방에서 자신의 사연을 밝히고 도움을 청하자, 일면식도 없는 로버트슨이 테드를 데리고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후퍼는 “나는 카일라(로버트슨)를 한 번도 마난 적 없는데, 그녀는 내 반려견을 데리고 12시간 비행을 흔쾌히 한다고 하다니 놀랍다”며 “지난 몇 달간 세상이 암울했지만, 지난 며칠간 한 줄기 빛이 비추었다”고 감사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사는 미군 캐서린 힐드레스도 저먼 쇼트헤어드 포인터 반려견 ‘해피’가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기부금 모금을 위한 티셔츠를 디자인하고 유튜브 홍보 영상도 제작했다.
힐드레스 부부는 여름에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어서, 지난 1월 4일 일정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갔다가 해피와 생이별하게 됐다. 힐드레스는 매일 밤 해피를 맡은 친구와 상의하면서, 해피를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친구는 다른 가족에게 입양 보내는 것이 어떤지 물었지만, 힐드레스는 거부했다.
다행히 해피가 임대한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난관은 끝나지 않았다. 해피는 서부 시애틀에서 동부 노스캐롤라이나까지 2000마일(3219㎞)을 더 이동해야 한다. 힐드레스는 서부에서 동부로 해피를 데려올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
힐드레스는 지난 2015년에 입양한 “해피는 내 가족이기에 나는 해피를 포기할 수 없었다”며 “해피를 집에 데려올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