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현대의 동물보호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독일에서 하루 2번 1시간 이상 반려견을 산책시켜야 한다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독일 개 주인들 사이에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품종은 물론 건강상태에 따라 운동량이 다를 뿐 아니라 개인 사정 또한 고려하지 않았다는 당연한 이유에서다.
20일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율리아 클뤼크너 독일 식품농업부 장관은 이번주 반려견이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총 1시간 동안 산책하거나 정원에서 뛰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클뤼크너 장관은 "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니며, 반려동물의 욕구도 고려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장시간 혼자 있어서는 안되고 충분한 운동도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법안은 또 반려견을 장시간 사슬에 묶어둬서는 안되며, 온종일 혼자 두면 안된다는 내용과 함께 반려견이 사회적 접촉이 가능하도록 사람과 하루 최소 4시간 함께 보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당연히 논란이 일고 있다.
'개 주인들을 위한 강제 산책? 이런 말도 안되는!'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독일에서 가장 발행 부수가 많은 빌트 지가 실었다.
독일애견협회(VDH German Dog Association) 대변인은 대부분의 개 주인들이 이미 충분하게 산책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법안에 기가 막혀 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무엇보다 매우 다양한 종류의 개들에게 한 가지 규칙을 부과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비난했다.
개마다 덩치 차이가 극과 극일 수도 있는 만큼, 산책 시간 역시 달리 가져가야 하며, 또한 나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운동량 역시 그에 맞게 조절될 수 밖에 없다. 반려견에게 산책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같은 산책 시간 의무화 추진은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외신들은 독일 정부가 이 법안을 빠르면 내년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강제 방법 언급 없이 독일의 16개 주정부가 이 법을 시행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인은 반려견 산책을 반드시 시켜야 한다는 선언적 법률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독일은 전체 가구의 20%에서 총 940만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을 대표하는 셰퍼드를 필두로 역시 독일 품종인 닥스훈트에 이어 래브라도 리트트버, 골든 리트리버, 잭 러셀 테리어, 퍼그 등의 순으로 많이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