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체스터는 페루 시장 앞에서 코로나19로 죽은 노점상 주인을 기다렸다. 체스터를 보다 못한 동료 상인들이 목줄에 체스터의 사연을 걸어줬다. |
[노트펫] 버려진 개에게 남겨진 쪽지에는 대개 전 주인이 피치 못할 사정을 담기 마련이다. 주인조차 사연을 남기지 못한 반려견이 시장 상인들의 도움으로 새 주인을 만났다.
페루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노점상의 반려견이 동료 상인들과 동물단체의 도움으로 구조 24시간 만에 입양됐다고 영국 일간지 미러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루의 수도 리마의 한 시장 밖에서 누렁이 한 마리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헤매고 있었다. 파란색 반려견 옷을 입고 있어서, 주인이 있는 개 같았다. 하지만 옷은 여기저기 찢어진 누더기여서, 얼핏 보면 버려진 지 꽤 된 개로도 볼 수 있었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누렁이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목에 하얀 판지가 달린 것을 발견했다. 판지에 스페인어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체스터입니다.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제 주인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서, 저는 갈 곳이 없어요. 저를 못 본 척하지 말아주세요.”
체스터의 원래 주인은 산타 아니타에 있는 안다와일라스 시장 노점상이었다. 주인이 코로나19로 죽고 개만 홀로 남아서 주인이 죽은 줄도 모르고 시장 앞에서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체스터의 사연을 아는 동료 상인들이 보다 못해서 판지를 달아준 것이었다. 체스터가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체스터의 사연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
페루 동물구조단체가 체스터를 구조했다. |
다행히 동물구조단체 ‘외이타스 펠리세스 페루(Huellitas Felices Peru)’ 직원 나탈리 오블리타스가 체스터를 발견했다. 오블리타스는 그 시장에서 반려동물 식품과 장신구를 판매하는 상인이어서, 오가다가 체스터를 알게 됐다.
체스터는 동물병원에서 진드기 질환 감염 진단을 받았다. |
오블리타스는 시장 상인들에게 체스터가 주인 없는 개라는 사실을 확인 받은 후 체스터를 구조했다. 체스터는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체스터는 진드기 질환인 에를리히아 감염증에 걸려서 시력이 손상된 상태여서, 치료를 받았다.
새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는 체스터. |
외이타스 펠리세스 페루는 지난 8월 29일 페이스북에 체스터의 사연이 알렸다. 페루 언론이 체스터의 슬픈 사연을 보도하면서, 입양 신청이 쇄도했다.
체스터는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지 하루도 안 돼 바로 새 보호자를 만났다. |
그 덕분에 체스터는 보호소에 온 지 24시간 안에 새 보호자를 만나서, 새 집으로 들어갔다. 새 보호자는 체스터에게 왼쪽 눈 수술을 시켜주기로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