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조사결과
개 탄탄, 고양이 급부상, 물고기 몰락
20대 반려동물 인구비율 급증..청신호
1997년은 우리나라 현대 역사에서 엄청난 변곡점이 된 해다.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연공서열 문화가 사실상 깨지고, 무한 경쟁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 대기업집단의 경제 집중을 잉태하기도 했다.
반려동물 역시 이런 시대적 변화상을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개의 인기가 확연해지는 반면, 물고기는 몰락했다. 또 그동안 외면받던 고양이가 새로운 반려동물로 급부상하고 고슴도치 등 다양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생겨났다.
한국갤럽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과 동물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1997년, 2002년 당시 조사 결과와 비교한 결과를 18일 내놨다.
자료: 한국갤럽 |
현재 응답자의 19%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답했다. 개가 15%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 4%, 물고기 1%, 고슴도치 1%, 토끼(0.3%)와 거북(0.1%) 순으로 나타났다.
20년 가까이 앞선 1997년 응답자의 25%가 키운다고 답했던 것에 비하면 6%포인트 격감했다. 당시 16%가 개를, 8%가 물고기를 키운다고 답했다. 고양이는 1%에 불과했다.
인구비율이 대폭 감소했지만 이를 반려동물 인구의 감소로 보기에는 무리다. 실제로 오히려 늘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1997년 당시 질문은 '애완동물을 키우느냐'였다. 물고기는 사실상 관상용으로 이웃에 자신을 알리는 과시적인 성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개가 꾸준히 위상을 유지하고 있고, 전에 없던 고양이는 새롭게 반려동물로 급부상했다.
또 인구는 지금껏 꾸준히 늘어 왔다. 1997년 인구는 4595만4000명, 올해 인구는 5061만7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대입하면 올해 반려동물 인구는 962만명, 펫팸족 1000만 시대와 부합한다. 개 키우는 인구는 1997년 735만명에서 759만명으로 늘어난다.
한국갤럽은 반려동물 인구의 구성 변화를 들어 앞으로 반려동물 인구가 더욱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갤럽이 2002년 실시한 조사에서 19∼29세까지 20대중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6%였다. 그런데 올해는 28%로 급격히 높아졌다. 1인가구의 증가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한국갤럽은 "현재의 20, 30대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에 비해 형제자매 수가 적어,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간주할 만한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며 "이들은 SNS를 통해 반려동물과의 생활을 공유하는 데도 적극적이며 저연령일수록 동물권을 옹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