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키 후미 훈련사와 고양이 에비스가 7개월간 미러링 실험을 했다. |
[노트펫] 상대방의 행동을 은연중에 그대로 따라하는 동조 효과(mirroring effect)는 호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한다. 고양이가 집사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가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가리 공립대학교인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9월 18일 과학잡지 ‘동물인지(Animal Cognition)’에 고양이의 모방 훈련 가능성을 실험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반려견 훈련사 히가키 후미와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고양이 에비스가 훈련사를 따라서 상자에 앞발을 댔다. |
히가키 훈련사는 지난해 7개월간 11살 고양이 ‘에비스’에게 눕기, 서기, 돌기, 오뚝이 장난감 만지기, 서랍 열기, 고무줄 물기 등을 따라서 하도록 가르쳤다.
그런 다음에 히가키 훈련사는 종이상자에 오른손을 댄 후 허리를 숙여서 그녀의 얼굴을 상자에 대는 시범을 보였다. 시도 16번 만에 에비스는 성공률 80%로 훈련사를 정확히 따라했다.
에비스가 훈련사를 따라서 상자에 머리를 댔다. |
클라우디아 푸가자 동물행동학자는 “고양이 보호자들은 고양이들이 주인을 관찰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유인원, 돌고래, 범고래, 앵무새 등만이 사람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고양이도 사람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면 많은 동물들도 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에비스가 간식 보상에 동기 부여를 받았다는 점, 그리고 훈련사인 집사를 따라서 반려견 훈련수업을 자주 드나들었다는 점 등에서 모든 고양이에게 일반화할 수 있을지 히가키 훈련사는 회의적이다.
실제로 다른 동물행동학자들은 헝가리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이견을 보였다. 독일 튀빙겐대학교의 클라우디오 테니 박사는 “고양이들이 훈련 없이 자발적으로 흉내 낸다고 생각하는지 나에게 묻는다면 불확실하다,”며 “고양이들이 흉내 내도록 훈련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다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춤추는 개들을 보면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동물행동학자 발레리 찰그래프트도 고양이 한 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 말고 더 많은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야 의미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