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치료하는데 얼마나 드는지 알려주세요"에서 "꼭 그것까지 해야 하나요?"로 동물병원 이용 관련 불만사항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부담스러울 동물병원 진료비. '과잉진료에 대한 의심'이 '진료비를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30일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동물병원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 10월13일부터 17일까지 동물병원 이용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동물병원 관련 소비자 불만족이유로 '과잉진료 의심'이 16.7%로 1위에 올랐다. '진료비 사전고지 없음'은 15.8%로 2위, '진료비 과다 청구'와 '동일진료이나 병원 간 금액 차이 큼'이 각각 14.1%와 13.1%로 3, 4위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와 비교할 때 1, 2위가 바뀐 결과다.
연맹이 지난해 4월 최근 3년간 동물병원 이용경험이 있는 보호자 63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모바일 조사에서는 진료비 사전고지 없음이 14.5%로 가장 큰 불만 사유였다.
과잉진료 의심이 13.6%로 두 번째였고, 과다청구와 진료비 편차는 각각 12.3%, 11.8%로 최근 조사와 순위가 같았다.
보호자들이 동물병원비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사전에 비용을 고지하는 것으로 진료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친절함이 동물병원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사전고지를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만만치 않게 높은 것은 물론 보호자들도 동물병원 진료비를 사전에 알았으면 하는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나 진료비 정보 공개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물병원을 이용하면서 필요한 개선점에 대한 질문에 소비자가 67.2%(중복 응답)가 진료비 정보 게시 의무라고 답했다. 동물병원 진료비 비교사이트 및 앱 활성화(63.1%), 반려동물 적정 진료항목/가이드라인 마련(61.6%), 표준수가제(60.7%) 등이 뒤를 이어서, 신뢰할 만한 동물병원비 정보와 비교 방법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소비자가 진료비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확인해 진료내용과 진료비에 대해 사전예측이 가능하게 해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며 또 "치료 전 진료항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동물병원 이용에 대한 신뢰환경을 구축하고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상남도는 지난 10월 경상남도수의사회와 손잡고 창원에서 동물병원 진료비 자율표시제를 도입했다. 예방접종 등 20개 다빈도 진료 항목을 병원들이 자율적으로 게시하는 구조다.
경상남도는 보호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판단 아래 내년부터 양주와 진주를 시작으로 지역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수의계는 진료 표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