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푸 같은 푸들 홍차. 사진 서초동물사랑센터 |
[노트펫] '정말 잘 키우실 거죠? 다시는 버려지는 상처를 주지 않을 자신 있으시죠?'
서울 서초구가 운영하는 서초동물사랑센터가 8일 2021년 첫 입양 소식을 전했다.
약 2년 전 서초구 소재 애견호텔에 푸들 강아지 홍차를 맡긴 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홍차는 그렇게 버려졌고 어쩐 일인지 지난해 12월 서초동물사랑센터에 유기견으로 들어왔다. 애견호텔을 포함해 버림 받은게 최소 2번이었다.
5살 정도됐지만 동안 얼굴을 갖고 있고, 말티푸(말티즈와 푸들)처럼 큰 눈을 가진 것도 매력이었다. 기본적인 앉아, 엎드려, 기다려, 배변훈련도 잘 되어 있는 똑똑이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센터가 입양 공고했을 때 문의가 쇄도했다.
사진 서초동물사랑센터 |
하지만 남자들에게 경계심이 심했고, 친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던 홍차. 센터 입소 두 달이 다된 지난달 17일 마침내 새가족의 품에 안겼다.
사실 홍차 만큼이나 새가족들 역시 홍차를 맞이하기 위해 애를 썼다.
서초동물사랑센터는 올해부터 입양 전후 교육을 강화했다. 코로나19로 임시 휴관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즉시 예약상담제로 전환하는 한편 신중한 입양을 위한 절차와 함께 입양 전 교육도 이수하도록 한 것. 다시 버려지는 일을 막고 유기견이 키우기 어렵다는 세간의 인식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우선 센터에 와서 상담을 진행하고, 입양하고 싶은 강아지가 있다면 한달 안에 3회 이상 방문하여 입양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센터가 회의를 거쳐 입양 여부를 결정해 연락하게 된다.
입양자로 확정됐더라도 거쳐야할 과정이 남아 있다. 입양 전 정해진 날짜에 센터에 방문해 입양 전 교육 2회를 이수해야 한다. 입양 후에도 한 차례 더 와야한다. 교육을 이수한 뒤에야 동물등록과 중성화수술에 대한 동의와 입양 서류를 작성하고 데려가게 된다. 총 6단계의 절차를 밟게 된다.
서초동물사랑센터는 "평일에도 시간을 내어 홍차를 보러와 준 보호자에게 처음에는 홍차가 많이 짖었지만 접견이 반복될수록 짖지 않게 됐다"며 "입양을 결정하고 모든 가족 구성원이 입양 전 교육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두번째 입양견인 밍키도 이 과정을 거쳤다.
실키테리어 밍키. 사진 서초동물사랑센터 |
밍키는 입양은 홍차보다 늦게 결정됐지만 하루 앞서 새가족과 만났다. 밍키는 지난해 11월 센터에 왔다. 나이는 홍차와 같은 5살로 추정됐다. 요크셔테리어의 호주 4촌 실키테리어로 센터에서는 내내 실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입양자는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많은 구민으로 하루라도 빨리 밍키를 데려가고 싶어 센터가 요구하는 방문 절차와 교육 절차를 빠르게 이수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밍키 가족과 홍차 가족. 사진 서초동물사랑센터 |
한편 서초동물사랑센터는 입양 전후 교육 강화와 함께 반려주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 진행한다.
반려동물 맞춤교육(생애단계 및 문제행동 교정교육)과 반려동물 연계 특강 및 명사특강, 생명존중 교육 등으로 진행되며, 산책모임, 홈커밍데이와 같이 반려동물을 매개로 한 다양한 모임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펫로스 모임을 진행,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뒤 겪을 수 있는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방침이다. 온라인 교육영상도 함께 무료로 제공하여, 반려견 기초 행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업그레이드 한 서초동물사랑센터는 모든 구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