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 사랑하는 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이 강아지를 딸처럼 생각하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발 이 강아지를 보신 분이나 보호하고 계신 분은 연락 바랍니다."
우리 가게에 지금 붙어 있는 전단지의 구절이다. 개나 고양이를 읽어버리면 붙이는 전단지,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에는 더 애절한 사연이 있다. 글에 나온 딸은 개나 고양이를 가르키는 것이 아닌 실제 찾는 이의 따님이다.
30대 후반의 이 따님은 결혼해서 애까지 뒀다고 한다. 그런데 암이 너무나 빨리 전이되는 바람에 손 쓸 틈도 별로 없이 하늘나라로 갔다. 이에 상심이 큰 부모님을 위해 아드님이 이 포메라니안을 입양시켰던 것.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어머님이 이 포메라니안을 정말 죽은 따님처럼 너무나 애지중지하다보니 아버님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겼고, 그 와중에 이 포메라니안을 잃어 버리게 됐다.
포메라니안을 잃어 버린 것은 이미 두 달이 다 돼가고 있지만 아직도 그 어머님은 포기하실 줄을 모른다. 길에서 치여 죽은 것을 봤고 청소차가 수거해 가더라는 제보에 시청에 찾아가 청소하시는 분들에게 일일히 확인도 해봤단다.
그런가 하면 어느날은 길을 가다 잃어버린 포메라니안 비슷한 강아지를 보고 그 보호자의 집까지 미행하면서 주변을 맴돌다 결국은 아님을 확인하시기도 하셨단다.
이전에 시청은 물론 동물보호센터 등 가보지 않은 곳은 없고, 동네 동물병원이나 애견숍에도 혹시 미용하러 올 지 모르니 비슷한 아이가 보이면 꼭 연락해달라고 신신당부하고 계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애착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주변에는 의외로 이런 사례들이 있다.
부부와 장성한 남매가 함께 살던 집이 있었다. 평소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거의 선물을 해 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어느날 슈나우져를 데리고 왔는데 그만 몇달 뒤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아들은 군대에 갔고, 딸은 일본으로 공부하러 떠난 사이 어머니가 슈나우져를 돌보게 됐는데 그 적극성이 버거워 그만 잃어 버리고 말았다. 군대를 다녀온 아들은 슈나우져가 없는 것을 추궁했고, 결국 이성을 잃어 어머니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 아들에게는 슈나우져가 아버지나 다를 바가 없었던 셈이다. 사실상 저세상으로 떠난 자기 가족을 대신해 살고 있는 강아지들이 있는 것. 개를 키우지 않는 이들은 얼핏 잘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을 듯 싶다.
'대체 그 개가 뭐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가족이 떠났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이나 물건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두 달이나 지났지만 부디 기적이 일어나 포메라니안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빈다.
'우리동네 애견숍 24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12년째 하안애견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식 사장님의 경험을 담아낸 코너 입니다. 전 사장님은 모습은 다소 거칠어 보일지라도 마음만은 천사표인 우리의 친근한 이웃입니다. 전광식 사장님과 함께 애견숍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