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밥을 얻어먹으러 올 때마다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던 길냥이는 집냥이가 되자 세상 순진한 표정으로 집사를 바라봤다.
2일(현지 시간) 인터넷 포털 야후타이완은 험악한 눈으로 노려보던 길냥이 '초리안지'가 집냥이가 된 뒤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대만 장화시에 거주 중인 이 씨는 2019년 9월 한 길냥이를 만났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녀와 달리 가족들이 강아지파라 선뜻 냥이를 가족으로 들이지 못했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다 녀석과 마주치게 된 것이다.
당시 그녀는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이 씨에게 매일 제시간에 밥을 먹으러 오는 길냥이는 존재 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매번 같은 시간에 그녀의 집을 방문하긴 했지만 녀석은 항상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친한 척을 했다가는 냥냥펀치를 날릴 기세라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항상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반년 남짓 밥을 챙겨주며 길냥이와 이 씨는 제법 가까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녀석은 반항기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그래도 전보다 이 씨의 집 앞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녀의 손길도 받아들였다.
그 무렵 이 씨는 녀석의 중성화 수술을 계획했다. 가족과 대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수술 후에는 지인에게 잠시 길냥이를 맡길 생각이었다.
그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포획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녀석은 순순히 이 씨에게 몸을 맡겼다.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한 결과, 녀석은 고양이 에이즈와 백혈병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다.
수의사는 녀석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길냥이에게 좋은 삶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중성화 수술이 끝나고 길냥이는 이 씨의 지인 집으로 갔다. 그 사이 그녀는 녀석을 집으로 들이기 위해 준비를 했다.
3개월 뒤 그녀는 길냥이에게 초리안지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집으로 데려왔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반대가 두려워 집 안에 숨겨두고 몰래 돌봐줬다.
그러다 녀석을 데려온 지 열흘째 되던 날, 이 씨는 엄마에게 초리안지와 함께 있는 모습을 들켰다.
험한 소리를 들을 것을 각오하고 그녀는 엄마를 설득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씨의 엄마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 덤덤하게 초리안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녀석은 올해로 3살이 됐다. 집냥이가 된 뒤 초리안지에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표정이었다.
항상 화가 난 듯 인상을 잔뜩 쓰고 있던 녀석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처음에는 너무 무섭게 생긴 것 아니냐고 했던 이 씨의 엄마도 요즘은 초리안지만 보면 예쁘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집냥이 생활에 완벽 적응한 녀석은 가족들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현관까지 마중을 나가고 말도 잘 알아듣는 냥이가 됐다.
이 씨는 "요즘도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험악한 표정을 짓기는 하는데 전에 비하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며 "초리안지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데 바로 머리 위에 무엇을 올려놔도 절대로 떨어트리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때문인지 여전히 몸이 좋지 않다. 최근에는 잠깐 하반신 마비가 왔다"며 "다행히 바로 다시 걸을 수 있게 됐지만 걱정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