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눈을 희번덕 뜨고 자는 냥이를 보고 사진으로 남기려던 집사는 셔터 소리 때문에 냥이에게 딱 걸려 분노의 눈총을 맞아야 했다.
최근 집사 효정 씨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좋아한 건 역시 고양이 '레니'였다.
집사가 재택근무를 하는 사이 레니는 무릎 위로 올라가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거나 얌전히 잠을 잤다.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효정 씨의 무릎 위로 레니가 올라왔다. 몸을 뒤척거리며 가장 편한 자세를 찾던 레니는 곧 잠에 빠져들었다.
한참 일을 하다 레니를 본 효정 씨는 웃음이 터졌다. 레니가 눈을 희번덕 뜬 채 꿀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라 효정 씨는 바로 카메라를 켰다. 그러고는 혹시라도 깰까 봐 재빨리 촬영 버튼을 눌렀다.
'찰칵'하고 셔터음이 울리자 레니가 눈을 번쩍 떴다. 그 바람에 효정 씨는 카메라를 든 채로 레니와 눈이 딱 마주치게 됐다.
집사가 자신이 자는 모습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레니는 바로 정색을 했다. 분명 '엽사(엽기 사진)'일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효정 씨는 "평소에는 눈 뜨고 자는 일이 없는데 무릎 위에서 잘 때는 꼭 눈을 뜨고 자더라고요"라며 "이날도 무릎 위에서 눈 뜨고 자길래 얼른 사진을 찍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나름 조용히 찍는다고 했는데 한 컷 찍으니까 셔터 소리에 놀라서 깼어요"라며 "미안하기도 했지만 이런 모습도 너무 귀여워서 어쩔 수가 없었네요"라고 덧붙였다.
효정 씨가 '얼굴 값하는 친구'라고 소개한 레니는 이제 막 7개월 차에 접어든 에너지 넘치는 캣초딩이다.
겉으로 봤을 때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데 정작 성격은 정반대로 엄청 까칠하다고.
그런 레니에게 종종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가끔 팔베개를 하러 오거나 무릎 위에 올라와 골골송을 불러주면 상처받았던 것은 싹 잊고 마음이 사르르 녹는단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냐는 질문에 효정 씨는 레니가 처음 집에 왔을 때를 떠올렸다.
보통 고양이들을 처음 집으로 데려오면 엄청 경계하면서 한동안 케이지 밖으로 안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효정 씨는 레니를 데려온 첫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이동장 문을 열었다.
하지만 레니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바로 이동장 밖으로 나와 꼬리를 바짝 세우고 집안 곳곳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주먹만 한 게 궁금한 게 뭐 그리 많은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더라고요. 그 모습이 가장 기억이 납니다"라고 말하며 웃어 보인 효정 씨.
효정 씨는 "어렸을 때 우리를 만나서 다른 냥이들이랑 오래 있지 못했을 텐데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잘 커줘서 너무 고마워"라며 "다른 건 다 필요 없이 건강하게 오래 보자 레니야. 사랑해"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