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진돗개의 고장 진도에서 식용 목적으로 진돗개를 사육하던 농장이 적발됐다. 농장에는 천연기념물이라는 증거로 심은 내장칩을 갖고 있는 개체도 있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이하 라이프)와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코리아(이하 HSI)는 31일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소재의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65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60대의 농장주가 지난 20여 년간 식용 목적으로 진돗개와 진도 믹스종의 개들을 매입하여 사육하면서 직접 도살해 온 곳으로 알려졌다. 고기는 농장주 본인이 직접 운영하던 진도군 고군면 소재의 보신탕집에서 보신탕으로 판매했다.
농장에서 개들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자 참다못한 주변 이웃들이 신고하면서 지난 7월 초 경찰이 농장주를 현행범으로 적발하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중이다.
라이프와 HSI는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농장주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남아있는 개들의 소유권을 이전받았고 이날 65마리 개들의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구조된 진돗개 가운데에는 천연기념물 후보견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단체들은 전했다.
라이프와 HSI에 따르면 진도군에는 국가의 예산으로 문화재청과 진도군의 관리를 받는 진돗개들이 총 1만 마리가 있다. 4000 마리는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이 되었으며 나머지 6000 마리는 천연기념물 예비 자원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이같은 정보가 담긴 내장형 인식칩이 이식돼 있다.
구조견들을 스캐너로 확인해 본 결과 내장칩이 있는 진돗개들이 발견됐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한쪽에서는 국가의 천연기념물이라고 자랑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식탁 위에 올려 즐겼다"면서 "인간의 이중성은 물론이고, 제도와 국격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노했다.
HSI코리아 김나라 캠페인매니저는 "이번 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의 대부분은 진돗개와 똑닮았다"며 "진돗개의 고장인 진도에서 외관상 큰 차이가 없는 이 개들이 식용의 목적으로 키워지고 도살된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구조된 개들은 모두 동물보호단체들이 준비한 위탁보호소로 이동해서 관리와 보호를 받을 예정이며 이후 국내 입양이 되지 않으면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동해 입양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