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일본 오키나와에 주인 대신 쓰레기봉투를 버려주는 개가 있다.
28일 오키나와타임즈에 따르면 오키나와 쿠니가미촌 우라에서 70대 촌장 부부와 함께 사는 개 두 마리가 그 주인공.
한 마리는 보더콜리 종 수컷으로 올해 7살인 붓치, 다른 개는 믹스견종으로 올해 3살 수컷 챠로.
이들은 매일 집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쓰레기장까지 쓰레기봉투를 물고, 주인 부부와 함께 걸어간다.
매일 쓰레기를 내놓으러 갈 때 쓰레기를 걸어 옮기기 위해 외발자전거를 사용했던 부인이 어느날 '쓰레기 버리러 가자'라고 말을 걸어 봤는데 신기하게 그 뒤부터 쓰레기봉투 버리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일에 차이는 있다. 2마리 모두 꼬리를 흔들며 기뻐하지만, 몸집이 큰 붓치는 무거운 봉투를 들게 하려고 하면 구태여 가벼운 쪽을 택하는 영악한 모습을 보인다. 개 지능지수 1위인 보더콜리의 똑똑함을 활용하는 건지.
붓치는 지인으로 부터 양도받았지만 챠로는 3년 전쯤 시민회관 근처에서 헤매는 것을 데리고 왔다. 다행이 이들은 금방 친해져서 서열 다툼은 없다.
이들 개는 파블로프의 개와 조건반사적인 행동을 보이는게 하나 더 있다.
이들 부부는 매일 두 차례 먹이를 주는데 첫번째 식사를 정오 쯤 주고 있다. 그런데 촌장 부부의 집은 정오가 되면 행정무선에서 흘러나오는 차임벨 소리가 울리는데 붓치와 챠로가 이 소리에 반응, 밥 먹을 시간이 됐음을 안다는 것.
이들은 서로 사료 그릇을 물고 눈앞에서 흔들어 댄다. 기술도 나날이 늘어 처음에는 그냥 물고 왔지만 이제는 자기 앞모습을 볼 수 있게 아래로 물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