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2019년 봄 동물학대범의 차에 치인 새끼가 죽어가는 것을 바라만 봐야했던 어미개의 근황이 전해졌다.
2년 6개월 여가 흐른 지금 어미개는 입양돼 어린 고양이도 살뜰히 살피는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의 짐을 덜게하고 있다. 덩치 큰 진도 믹스인데도 그렇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2일 "살견마 사건을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의 구조견 입양 후 이야기를 게시했다.
지난 2019년 4월 단체에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충남 아산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3년 동안 돌봐오던 개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오던 한 남성이 차를 이용해 개를 바퀴로 깔아 죽였다는 것이었다.
제보자가 보내온 영상들을 확인하던 활동가들은 아연실색했다. 주차장에 앉아 뭔가를 씹고 있는 개를 승용차가 깔아뭉개고 가고, 그 옆에 있던 개는 놀라 달려 왔지만 고통에 몸부림치는 개를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어미개는 다큰 새끼를 떠나보내야했다.
지속적으로 모자견을 괴롭히고 결국 새끼까지 죽이자 참다못한 주민들이 해당 남성이 처벌받을 수 있게끔 그동안의 자료를 모아 단체에 보낸 것이었다. 이 남성은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고 벌금 500만원에 처해졌다.
어미개는 그해 가을 단체가 데려와 사회화훈련을 받고 있고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고 입양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끝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년이 흐름 지금 그 어미개는 단이라는 새이름을 얻고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단체의 자체 동물보호소 온센터에서 지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반려견으로 입양이 됐단다.
단이는 진도 믹스견으로 덩치도 상당하고 온센터에 오기 이전에는 바깥에서 떠돌이로 살았다. 지금 단이는 집안에서 키우는 반려견이다. 침대로 올라와 옆에 붙어 자고, 산책할 때마다 발을 닦아줘도 아무렇지 않아 한단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입양자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단이와 같은 대형 혼혈견이 해외입양을 가지 않고도, 마당이 있는 넓은 집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주거형태에서 다른 동물들과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전한 입양자의 말이다.
최근 입양자 가족은 단이의 살가운 면을 보게 됐단다. 길에서 구조한 어린 고양이를 임시보호하게 됐는데 놀랍게도 단이가 어린 고양이를 챙겨줘서다. 고양이를 챙겨주는 단이의 얼굴에도 생기가 가득한 모습이다.
입양자는 "갈색의 치즈 고양이인데 자기와 색깔이 비슷해 어쩌면 자기 새끼 같았을까요...?"라고 단체에 전해왔다. 단이가 가족들의 품에서 안정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입양자는 "단이를 통해 모든 귀한 생명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