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고양이가 자신의 미모를 뽐내려는 듯 집사의 핸드폰을 빼앗아 셀카를 찍는 포즈를 취했다.
혜연 씨는 SNS를 통해 반려묘 '호야'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서 호야는 혜연 씨의 핸드폰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있는 모습이다.
"무릎에 누워있는 호야가 귀여워 사진을 몇 장 찍었더니 핸드폰을 붙잡고 놔주지 않더라구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혜연 씨. 얼떨결에 그대로 핸드폰을 뺏겨 버렸다고 한다.
카메라에 비친 호야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홀린 듯 혜연 씨는 무작정 패드를 찾아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호야는 지난 7월 혜연 씨가 길에서 구조된 고양이로 같은 길고양이 출신인 삼색이 '랑이'와 같이 지내고 있다.
랑이는 안산의 한 공장에서 발견됐다. 당시 랑이를 만난 공장 사람은 아이의 어미가 나타나는지 지켜보면서 사료도 챙겨주곤 했지만 끝내 어미 고양이는 오지 않았고, 추운 날씨와 공장 주변이라는 환경이 아기 고양이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구조했다고 한다.
평소 고양이 입양에 대해 준비하고 공부해왔던 혜연 씨는 SNS에서 해당 사연을 접하고, 첫 반려묘로 랑이를 입양했다. 지금 11개월로 추정되는 랑이는 집사가 집에만 들어오면 달려들어 반기는 애교쟁이가 됐다.
호야는 혜연 씨가 직접 길에서 구조해온 둘째아이다.
"집 근처에서 어느 순간 이쁜 치즈냥이가 두 마리 보였어요. 주변에 챙겨주시는 분도 계셔서 한동안 애들이랑 같이 놀아주기도 했었는데 어느 날부터 아이들이 기력을 잃고 밥도 많이 안 먹더라고요."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혜연 씨는 고양이들을 구조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한 마리는 숨어버리는 바람에 구조하지 못하고 호야만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당시 병원에서 범백(범백혈구감소증) 진단을 받은 호야. 혜연 씨는 구조에 성공한 호야라도 꼭 살려내야겠다는 마음에 직접 치료를 하고 임시보호를 하게됐다.
"제가 아직 대학생이기에 경제적 부담이 없진 않았죠. 하지만 호야가 워낙 애교도 많은 아이고 같이 지내다 보니 정이 들어 임보가 아닌 입양으로 바뀌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호야는 저희 집 둘째가 되었죠."
아직 1년이 채 안 된 랑이와 호야는 활발한 사고뭉치들이다. 랑이는 한번 놀아주면 30분은 넘게 뛰어놀며 보호자를 나가떨어지게 할 정도의 체력냥이다.
호야는 휴지만 보면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덕분에 화장실에 휴지를 꽁꽁 숨겨놓아야 한다는 혜연 씨. 잠시라도 눈을 돌리면 호야는 귀신같이 화장실로 들어가 '휴지뽑기장인'의 면모를 뽐내곤 한다.
두 고양이는 협력해서 집사를 골탕먹이기도 한다. 하루는 혜연 씨가 외출한 사이 빨래 건조대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다 건조대를 무너트려 빨래가 모두 바닥에 너부러지게 한 적도 있다. 결국 혜연 씨는 빨래를 전부 다시 해야 했지만 "힘들때도 많지만 어쩌겠어요? 이쁜 내 새끼들인데"라고 웃으며 말하는 걸 보니 정말 '고양이바보'가 따로 없다.
구조한 뒤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랑이와 호야를 돌보고 있는 보호자의 정성 덕분인지, 혜연 씨의 SNS에 올라오는 고양이들은 길고양이 시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늘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혜연 씨는 "나에게 와줘서 고마운 랑이와 호야,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오래 살자!"며 애정어린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