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지역 길고양이단체와 길고양이 공중화장실 설치 운영키로
[노트펫] 강아지에 이어 고양이를 위한 공중화장실이 설치된다. 화장실에 길고양이가 배변을 보도록 해서 악취 등 길고양이 배변 민원을 완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 7일 지역 길고양이단체인 서대문구길고양이동행본부(서동행)과 길고양이 공공화장실 및 겨울집 설치운영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서대문구는 길고양이 공공화장실과 겨울집 설치 및 길고양이 중성화를 지원한다. 서동행은 공공화장실 및 겨울집의 설치 장소를 선정하는 한편 전반적인 운영을 맡는다. 주변 청결 등 화장실과 겨울집 운영실태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길고양이 중성화도 모니터링한다.
길고양이 공중화장실은 길고양이 민원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도심에서는 고양이 배변 때문에 악취가 나고 위생이 걱정된다는 민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종종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놓고 주민과 길고양이 돌보미 사이에 격한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에 사는 고양이가 마땅히 배변볼 곳이 없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이에 배변을 볼 수 있는 곳을 만들어줘서 고양이가 습성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민원도 해소하자는게 공중화장실 사업의 골자다.
이미 관악구의 선례가 있다. 관악구는 지난 2017년 겨울부터 역시 길고양이와의 공존과 민원 해소 등의 목적으로 길고양이용 공중화장실을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조은영 서동행 대표는 "고양이는 배변을 본 뒤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배변을 흙으로 덮는 습성을 갖고 있다"며 "도심에는 흙이 없기 때문에 화단이나 시멘트 맨바닥에 배변을 보게되고 이 때문에 악취와 위생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공중화장실은 민원이 빈발하는 곳을 중심으로 설치된다.
조 대표는 "시험적으로 고양이용 모래를 넣은 공중화장실을 설치해 지켜본 결과 지역의 고양이들이 배변을 봤다"며 "공중화장실과 함께 인근에 이미 설치된 고양이 급식소를 지역 어르신들이 관리하는 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겨울집 역시 길고양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겨울철이면 추위를 피해 자동차 보닛이나 주차장 등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느 정도 감소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다. 서초구도 이같은 목적에서 지난해 150개였던 길고양이 겨울집을 올해는 200개까지 늘려 운영키로 했다.
한편 올들어 강아지를 위한 공중화장실이 공원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 산책 나온 반려견들을 위한 시설이다. 이 역시 수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공원에서 반려견들이 아무 곳이나 소변을 봐서 불편한 이들을 의식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