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집에 찾아온다고 하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강아지가 도통 가만히 있지를 않고 짖어댑니다. 가끔은 물려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른 방에 가둬 두기도 하지만 짖음은 멈출 줄 모릅니다. 모른다.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손님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박종화 위원: 짖는 상황을 한 번 상상해 볼까요. 동생이 언니네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개가 왕하고 사납게 짖어 댑니다. 그러면 동생은 왜 키우냐고 뭐라 합니다.
견주분은 오히려 동생분을 나무라면서 예쁘기만 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견주분은 그 때 개를 안고 있는게 다반사입니다. 개는 자기 영역을 침범당할까봐 더 짖습니다.
동생분과 사전에 맞춰 보세요. 동생이 사전에 온다고 하고 띵동 벨을 울립니다. 그러면 견주분은 개를 하우스에 집어 넣습니다. 그리곤 개에게 눈길을 주지 말고 무시한 채 이야기를 나누세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개를 견주분과 동생분의 사이에 놓으세요. 그리고 견주분 말고 동생분이 개를 만지도록 하세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됩니다. 간식을 주면 더 좋습니다.
견주분은 가만히 있고 동생분만 만진다면 개는 동생분이 견주분보다 서열이 높다고 생각하고 가만히 있게 됩니다. 이것은 다른 손님이 왔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과정을 몇 번 더 반복해 주세요.
개는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습니다. 체취를 기억하게 되고 집에 온 분을 견주보다 서열이 높은 분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다만 개를 만질 때 턱 밑으로 손을 가져대 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개에게 공격하는 행동으로 인식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개를 안고 있어서는 절대 고쳐질 수가 없습니다. 손님이 서열이 높다는 것을 알게 해주세요.
한편 어떤 분은 신문지를 말아서 버릇을 고치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몽둥이나 신문지나 개에게는 차이가 없습니다. 신문지로 혼을 내는 것은 좋은 훈련 방법이 아닙니다.
*이 내용은 박종화 한국애견연맹 이사 겸 동물과사람 기술고문이 지난달 31일 동물과사람 문제견 세미나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박 이사는 현재 세계애견연맹(FCI) 전견종 국제심사위원, 아시아애견연맹(AKU) 전견종 국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으로 우리나라 훈련계의 산증인이자 대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