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올빼미 '후쿠'는 오사카시 나카자키쪼(大阪市 中崎町)의 한 카페 '후쿠로 커피'(フクロウコーヒー)의 간판 올빼미다. 카페 주인 나가하라씨는 이 올빼미를 '후쿠 사장'이라 부른다. 약 1년 전 혼자 카페를 열 때 외로운 마음이 들어 키우던 후쿠를 데려와 사장 자리에 앉혀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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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는 올빼미 중에서도 가장 몸집이 작고, 눈이 금빛처럼 노랗게 빛나는 금눈쇠올빼미 종이다. 날개길이가 약 15cm정도밖에 되지 않아 한 쪽 손바닥 위에도 올려놓을 수 만큼 작다.
목과 가슴의 하얀털이 귀여운 암컷 고양이 '마리모'는 길냥이였다. 스코티쉬폴드종의, 고양이 인형같은 작은 마리모는 태어난 지 2개월 됐을때 이 카페로 오게됐다. 올해 6월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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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올빼미 후쿠'는 텃새는 커녕 마리모를 보자마자 많은 관심을 나타내보이며 다가왔다. 이렇게 둘의 행복한 동거는 시작됐다.
이제 6살이 된 후쿠의 눈엔 당시 자기 몸 크기보다 훨씬 작은 마리모가 마치 자신의 아기처럼 보였는지 바짝 다가와 말똥말똥 쳐다본다. 후쿠의 성별은 알기가 어려우나, 모성애에 눈이라도 뜬 것인지 부리로 아기 냥이 마리오의 털까지 골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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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였던 마리모도 그런 후쿠를 엄마처럼 졸졸 쫓아다닌다. 아기 냥이였으니 나날이 쑥쑥 몸이 자라나 지금은 후쿠보다 조금 커져 있다. 이제 마리모는 후쿠에게 그루밍도 해 준다.
둘은 어딜가든 꼭 붙어 지낸다.
올빼미가 잘 올라가 있는 나뭇가지엔 냥이 마리모도 언제나 같이 오른다. 냥이들이 좋아하는 종이 박스 안엔 후쿠도 함께 들어가 있다. 잠 많은 냥이 마리오의 낮잠시간엔 후쿠가 살포시 다가와 몸을 포개고 함께 해준다.
또 창 밖을 바라볼 땐 마리모의 앞발이 후쿠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기도 한다. 사이좋게 어깨동무 하는 것인지 나란히 앉아 있는 뒷모습은 마치 그림 동화책 속의 주인공들 같다.
보통은 누구나 고양이와 올빼미가 사이좋게 지낸다고 하면 꽤 의아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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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한 장소에 두면 아마 올빼미가 잡아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 둘은 전혀 경계심 하나 나타내보이지 않는다. 서로 친해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카페 주인이 이 둘의 모습이 귀여워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우연히 순간 포착하게 된 둘의 입맞춤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자 의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TV방송국의 취재는 물론 멀리 해외의 관광객들도 카페를 찾아올 만큼 이 둘은 유명해졌다. 찾아온 손님들은 둘의 사이좋은 모습을 1시간도 넘게 지긋이 바라보며 행복해 한단다.
지난 9월엔 이 둘의 귀여운 사진집 '후쿠와 마리모'가 발간됐다. 독자들은 사진집 한 권을 넘길 때마다 따스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가만히 보면 냥이와 올빼미의 눈은 서로 많이 닮아있기도 하다. 이 둘은 전생에 모녀였을까? 아니면 후쿠가 고양이, 마리모는 작은 올빼미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