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승객이 데리고 탄 강아지들의 안전을 위해 강아지 이동장에 안전벨트를 손수 매준 버스기사님을 만난 반려견 주인이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규정만 지키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지만 실생활에서는 상당한 용기를 내야하는게 현실이어서다.
A씨는 설 연휴를 맞아 본가인 인천에 왔다가 지난 1일 집으로 오기 위해 인천 송도시외버스환승센터에서 청주행 고속버스를 기다리면서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말티즈와 요크셔테리어 반려견 두 녀석을 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녀석들을 데리고 청주에서 인천 본가에 왔다갔다하면서 이런저런 버스를 탈 때마다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버스는 법상 안내견은 당연하고, 전용 운반상자 즉 이동장에 넣은 반려동물은 탑승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버스를 탈 때엔 버스기사님마다 달랐다.
무턱대고 개는 안된다는 기사님부터, 사람들이 싫어해서 안된다는 기사님, 버스 밑바닥 짐칸에 넣으라는 기사님까지. 그때마다 이동장에 넣으면 태울 수 있다는 법 규정을 이야기하며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실랑이를 벌이는 A씨를 보고 '비행기도 강아지를 기내에 태운다'며 역성을 들어준 항공사 승무원 덕분에 간신히 탄 적도 있었다. 다음차를 탄 적도 몇 번 있었다.
드디어 버스가 오고 이동장을 갖고 올라탄 버스. 승객은 A씨 말고는 없었다. 그래도 버스기사님이 무슨 말을 할 지 몰라 안심할 수 없었던 A씨. 예매한 1인석에 잠자코 앉았다.
출발에 앞서 으레 하듯이 버스 안을 둘러보는 버스기사님. '그냥 지나쳐 가세요'라고 가슴 속으로 외치고 있던 A씨의 심박수는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막상 마주친 버스기사님의 표정은 예상과 다르게 밝았다. 자신도 집에서 강아지를 키운다면서 A씨의 말티즈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줬다.
버스기사님은 그러면서 자리가 많으니 1인석에 혼자 안고 타지 말고 2인석으로 옮겨서 옆에 강아지(이동장)를 놓고 편하게 가라고 했다. A씨는 버스기사님의 배려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좌석에 놓은 이동장을 보더니 강아지 이동장이 그대로 두면 넘어질 수 있다고 안전벨트까지 손수 채워줬다. 이번이 처음이 아닐 것같았다.
A씨는 버스기사님의 배려에 감격해하면서 이날의 일을 사진과 함께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A씨는 "짐칸에 실어놔라. 개털 때문에 맨 뒤에 타라. 다음차 타라 등등 버스 타면서 일단 거절당하는게 10번 중 5번은 됐다"며 "이렇게 편하게 온 적이 처음"이라고 노트펫에 말했다.
A씨의 사연을 본 이들은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승차거부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특히 공감을 샀다.
그래서 어떤 이는 지하철을 탔다가 욕을 먹고선 운전면허를 땄다고 했고, 어떤 이는 추가 좌석을 구매한다고 했다. 택시 이용할 때엔 반드시 강아지가 있음을 고지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버스회사에 부당하게 대우하지 않도록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상당했다.
A씨는 "이렇게 좋은 기사님들도 계시지만 태워주지 않는 기사님들은 꼭 싸워야해서 스트레스"라며 반려견을 데리고 다닐 때 눈치보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