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사저에 위탁 형식으로 데려간 풍산개를 둘러싸고 현 정부와 전 정부간 기싸움이 벌어질 조짐이다.
정부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관리비를 이유로 풍산개를 국가에 반납할 것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 반대 때문에 위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위탁 계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이 양산 사저에 위탁 형식으로 데려간 풍산개 2마리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의 반대 때문에 약속된 위탁 근거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반납의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미루고 싶은게 아니냐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날 정부 관계자발로 문 전 대통령이 관리비를 이유로 풍산개들의 반납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한쌍과 그들의 새끼 1마리를 경남 양산 사저에서 계속 키울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 같은 ‘파양 통보’는 문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담당 부처와 얘기를 마쳐놨던 월 최대 250만원 규모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대해, 새 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입장문에서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므로 문 전 대통령 퇴임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됐다"며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하여,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보도된 바처럼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도 선의의 협의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만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까닭에,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에 따라 행안부는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하였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후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하여 재입법예고 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 하다"고 주장했다.
비서실은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의 입장과는 달리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며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그만"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풍산개들이) 정이 든 반려동물이어서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위탁관계의 해지를 거부할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 대통령실은 문제를 쿨하게 처리하려는 선의도 없는 듯하다.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미루고 싶은 것이냐? 아무래도 반려동물이어서 책임을 의식하기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비서실은 "큰 문제도 아니고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드러내는 현 정부 측의 악의를 보면 어이없게 느껴진다"며 "문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풍산개들을 양육했고, ‘곰이’가 근래 입원수술하는 어려움도 겪었기 때문에 풍산개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무척 섭섭하지만, 6개월간 더 돌볼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겠다"고 반납을 공식화했다.
또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써서 잘 돌봐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 기사를 언급하면서 문 전 대통령을 대놓고 비판했다. 계획에 없던 관리비를 달라고 했다는게 골자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날인 지난 5월 9일, 심성보 대통령기록관과 오종식 문 전 대통령비서실 비서관은 해괴한 협약서를 작성했다"며 이를 토대로 시행령 개정시도가 이뤄졌고, 사료비•의료비•사육사 인건비 등으로 약 250여만원의 예산지원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님,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혈세로 충당해야겠습니까?"라며 "그것도 임기 마지막 날에 이런 협약서까지 작성하고 싶으셨습니까? 겉으로는 SNS에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서 관심 끌더니, 속으로는 사료값이 아까웠습니까?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