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모여 선택한 수의사의 길이 필연이 되기까지
·김명철 수의사의 ‘단짠단짠’한 인생 성장 드라마
[노트펫] 고양이 집사들에게 '미야옹철'로 잘 알려진 '캣통령' 김명철 수의사의 《수의사는 오늘도 짝사랑 중》이 출간됐다.
저자는 책을 통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수의사의 속사정을 말해준다.
보는 것만으로 숨이 멎을 것 같이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에 둘러싸여 하루 종일 행복한 비명만 지르다 퇴근할 것만 같은 직업. 수의사라는 직업은 언뜻 보면 '덕업일치'의 끝판왕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의사는 오늘도 짝사랑 중》에서 공개되는 수의사의 모습은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하며 외줄을 타야 하는 '극한 직업'에 가깝다.
동물과 밀접한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수의사가 '동물이 좋아서' 이 직업을 선택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동물의 아픔과 죽음을 일상적으로 겪어내야 하는 직업이 수의사이다. 고통스러워하는 동물 환자를 돌봐야 하고, 치료하던 동물 환자가 죽게 되면 수의사 역시 감정적인 동요와 상실감을 겪는다. 이처럼 동물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슬픔도 커지는 모순적인 직업이자, 기쁨과 슬픔이라는 극과 극의 감정을 동시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에 극한 직업인 것이다.
"마냥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좋은 수의사가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동물을 사랑하지 않으면 매일의 일과를 버티기 힘든 그런 직업. 필연적으로 이별이 예정되어 있는 직업. 항상 스스로를 향상하면서, 힘들어하는 보호자를 다독이고 필요하다면 설득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직업. 하지만 생사를 오가던 흐릿한 눈동자가 이내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며 눈인사를 건네는 순간에 그 모든 힘듦이 눈 녹듯 사라지는 직업. 보호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생명을 지켜내는 직업. 내가 정말 사랑하는 나의 직업이다."
그동안 EBS 고양이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유튜브 <미야옹철의 냥냥펀치>를 운영하며 고양이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알리는 데 앞장서 왔던 김명철 수의사가 이번에는 자신의 극한 직업에 대해 그 애환과 현실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수의사의 멘탈을 흔들어대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와중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순간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동물병원의 24시를 저자는 책 속에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탈출한 고양이를 찾아 헤매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동물들이 병원을 찾아와 수의사를 당황하게 하는 등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수의사의 일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오늘도 기쁨과 슬픔의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수의사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 김명철 / 출판 김영사 / 정가 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