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미국에서 가출한 반려견이 한 달여 만에 고도 3600m 산중에서 등산객에게 구조됐다. 집에서 6.4㎞ 떨어진 산까지 올라갔다가, 5주를 굶주린 끝에 주인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31 지역방송에 따르면, 8살 셰틀랜드 시프도그 반려견 ‘라일리’는 마이크 크루그먼의 아내가 기르던 개다. 그녀가 지난 1월 세상을 떠나면서, 그와 라일리만 남았다. 라일리는 엄마를 그리워해서 항상 아내의 베개를 베고 잤다.
폭설이 내린 지난 4월 8일 콜로라도 주(州) 서밋 카운티 집에서 산책을 나간 라일리가 갑자기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크루그먼은 실종동물단체 서밋 로스트 펫 레스큐에 도움을 청했다.
견주는 “내 소유지 남쪽까지 멀리 산책을 나갔는데, 라일리가 눈으로 덮여서 사라진 울타리를 넘어서 계속 걸어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개인 소유지 전체에 울타리가 둘러져 있었지만, 모두 눈에 묻히면서 경계가 사라진 탓이었다.
그런데 무려 5주하고도 하루가 지난 시점에 집에서 6.4㎞ 떨어진 높은 산 속에서 라일리를 찾았다는 전화가 왔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양치기개는 산을 만나자 무려 1158m 높이를 타고 올랐다.
견주는 “라일리가 4마일(6.4㎞)을 걸어서 산을 올라갔다. 우리는 고도 8200피트(2499m)에 사는데, 라일리가 발견된 곳의 고도는 1만2000피트(3657m)였다.”고 놀라워했다.
등산객 재커리 해켓이 지난달 14일 라일리를 발견하고 끝까지 책임지고 구조했다. 해켓은 원래 그 길로 갈 계획이 없었지만, 눈이 녹으면서 등산로가 진창길이 되자, 다른 경로로 우회하다가 라일리와 마주쳤다.
그는 “아주 미약한 소리로 낑낑대는 것을 듣고 처음에 놀랐다. 무엇이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도와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개가 있을 리 만무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라일리는 기력이 쇠한 나머지 도망치기는커녕 걸을 힘도 없었다. 등산객이 그를 안고 산을 내려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라일리를 데리고 하룻밤 잔 후 서밋 카운티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데려다줬다.
견주는 연락을 받고 바로 라일리를 데려와서 동물병원에 입원시켰다. 라일리는 병원에서 사흘간 입원한 끝에 건강을 찾았다.
크루그먼은 “실종되기 전에 체중이 24파운드(약 11㎏) 정도였다. 동물병원에서 재보니 12.6파운드(6㎏)로 반쪽이 되어 있었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다. 마치 죽은 아내가 돌봐준 것 같았다.”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