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셔츠 가슴 주머니에 고양이가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다? 일본의 한 주부가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만드는 셔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2년 전 나라현에 사는 주부 히로코씨는 작은 아들을 위해 직접 만든 셔츠를 사진 공유 SNS에 게시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은 아들이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길래 가슴 주머니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고양이를 자수로 새겨 넣은 셔츠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몇일 지나지 않아 100통 가까운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이 메일을 보낸 이들은 대부분 SNS에서 그 사진을 본 외국인들. 처음에는 파는 것이 아니라고 거절했다.
"약혼자가 냥이 셔츠에 푹 빠져있는데 같은 것을 만들어 주실 수 있나요?" 한 영국 신사의 정중한 문장에 마음이 흔들려 응한 것이 지금은 그만둘 수 없는 일이 됐다.
가격은 무려 3만5000엔. 우리돈으로 35만원 가깝다. 하지만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너무나 사실적이기 때문에. 의뢰를 받으면 몇 번이고 메일을 주고 받아 셔츠 사이즈나 원하는 옷감을 묻는다.
가사일을 마친 오전 8시부터 바늘을 잡아 길 때는 하루 5시간을 일한다. 고양이의 종류에 따라서는 40가지 실을 사용하며 한 벌을 완성하는 약 1주일이 걸린다. 현재 받은 주문은 100건 이상 3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하는 이도 있단다.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 인터넷 상에서는 '히로코의 고양이 셔츠'를 흉내낸 위조품도 출현했다. 개 셔츠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