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셔테리어(Yorkshire Terrier)는 소형견 가운데 포메라니안과 함께 양대 얼짱으로 손꼽히는 개다. 예나 지금이나 애견인들에게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견종 중 하나가 요크셔테리어라고 할 수 있다.
책으로 말하면‘베스트 셀러’이면서 ‘스테디 셀러’라고도 할 수 있다.
요크셔테리어는 이름에 붙어 있는 것처럼 테리어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테리어(Terrier)는 작은 사냥감을 사냥하는 작은 사냥개라는 뜻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테리어는 흙을 상징하는 테라(terra)가 그 어원(語原)으로 땅속에 작은 굴이나 바위틈 속에 숨어 사는 토끼, 너구리, 여우, 쥐 등과 같은 사냥감을 잡아내는 사냥개를 말한다. 테리어는 흙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살고 있는 사냥감들을 사냥하는 작은 개인 셈이다.
테리어들은 보통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움직임은 매우 활발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우 사냥개인 폭스테리어(Fox Terrier), 쥐나 수달을 잡는 사냥개인 웨스트하일랜드화이트테리어(West Highland White Terrier), 수달과 여우를 잡는 사냥개인 에어데일테리어(Airedale Terrier).
힘을 주체하지 못해 다소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는 불테리어(Bull Terrier)까지 테리어들은 하나 같이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불테리어 경우 우리나라에서 멧돼지 사냥개로도 일부 활용되고 있다.
그러면 요크셔테리어는 무엇을 사냥하는 개였을까? 원래 무슨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개량된 테리어였을까? 대답은 다소 생뚱맞다. 다름 아닌 쥐.
영국에서 산업혁명의 불꽃이 활활 일던 18~19세기, 영국의 공장들은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잉글랜드 지역에 북방의 스코틀랜드보다 월등히 많이 위치했다. 그래서 많은 스코틀랜드인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 잉글랜드로 이주했다.
특히 공장이 많던 요크셔로 많이 이주했다. 당시 요크셔의 탄광과 방직공장은 젊은이들의 일손이 필요했고, 그 중에서 가장 동원 가능한 인력은 이웃인 스코틀랜드 청년들이었다.
요크셔의 공장이나 탄광에는 쥐가 많았다. 쥐는 식량을 축내고 전염병도 옮기는 존재여서 사람이 사는 그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특히 공장이나 탄광과 같이 폐쇄된 공간에서는 쥐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좁은 실내에서도 빠른 몸놀림으로 쥐를 잘 잡는 작은 쥐잡이 개(ratter)는 당시 필수적인 존재였다.
바늘이 가면 실이 따라 가듯이 사람이 움직이면 키우는 개들도 이동하는 법이다. 요크셔로 이주한 스코틀랜드 노동자들은 고향에서 키우던 작은 테리어들을 데리고 이주했다. 요크셔테리어는 이들 스코틀랜드인들이 요크셔로 이주할 때 데려온 작은 테리어들과 요크셔의 토착 소형견을 교배하여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요크셔테리어를 개발한 사람이 당시 과정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아 어떤 개들이 요크셔 테리어의 선조인지 지금도 불분명한 게 현실이다. 애견인의 함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요크셔 테리어의 얼굴, 털, 짙은 푸른색(강청색) 모색, 강아지 시절 블랙 탄 무늬 발현 등을 보면 이미 멸종된 스코틀랜드의 클라이즈데일, 영국의 쥐잡이 전문 사냥개 댄디 딘몬트 테리어, 소형 애견의 고전인 몰티즈 등이 요크셔 테리어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그런데 만약 요크셔테리어 개발 방법이 전해져 내려온다면 요크셔테리어가 지금처럼 가치 있는 개가 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더 나은 개들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뤄질 수도 있었을 테니. 어쩌면 그 비법이 전해지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