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미국에서 소방관들이 동굴에 빠진 사냥개를 구조하다가 곰과 마주쳤다. 사흘간 동굴에 갇힌 사냥개는 천신만고 끝에 구조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월든스 크릭 의용소방대는 지난 10일 테네시 주(州) 세베에 카운티에서 동굴에 갇힌 사냥개 ‘찰리’를 구조해달라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토리 다우닝 소방관과 존 래니어 소방대장은 밧줄을 타고 동굴 아래로 내려가면서 찰리를 구조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래니어 대장은 “처음에 그 개가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깊은 동굴 속까지 빠진 줄 알았다. 개를 거기에 남겨둬야 할 거란 예감에 슬펐다”고 말했다.
다행히 찰리는 동굴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다만 문제는 엉뚱한 데 있었다. 동굴에 찰리 말고 다른 동물이 또 있었던 것이다.
거의 40피트(약 12m)에 가까운 깊이에서 찰리를 찾았는데, 찰리한테 1.5m 떨어진 모퉁이에 곰이 자고 있었다. 2살 정도 된 흑곰으로, 체중은 200파운드(91㎏) 나갔다.
곰이 깨면 찰리는 물론이고, 좁은 동굴 틈에 갇힌 소방관들마저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소방대는 동굴에서 빠져나온 후, 곰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자문대로 동굴 입구에 야생동물용 트레일 카메라를 설치하고, 곰이 동굴에서 나올 때까지 예의주시했다.
하루 지난 11일 곰이 동굴 안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소방관들은 2차 구조에 나섰다. 찰리의 목줄과 연결된 끈을 잡아당겨서 찰리를 구조 가능한 범위로 끌어냈다. 그리고 소방관들이 손수 만든 목줄을 채워서 구조에 성공했다.
찰리는 사흘간 굶은 데다 탈수 증세를 보였지만, 다른 곳에 이상은 없었다. 찰리는 구조 현장에 있던 주인 품에 안겨 물을 마시고 배를 채웠다. 찰리의 주인은 소방관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의용소방대 페이스북에서 구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냥개와 곰이 둘 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소방관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