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집계..정부 내에서도 혼선
최하 180만 마리..최대 500만 마리
현실 반영한 통계 구축작업 이뤄져야
지난해 7월 전국으로 확대실시된 동물등록제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많다.
동물등록률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지만 정부는 절반이 넘는다면서 그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부터 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통계가 조사 기간별로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자료를 바탕으로한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지기 마련. 정부가 내놓은 동물등록률 통계가 엉터리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자료가 최근 정부의 홍보 채널을 통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2015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내놨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보호에 관한 의식 수준과 반려동물 사육관리 현황 등 실태추정을 위해 2년에 한 번씩 하는 조사다.
이번 조사는 전문설문조사업체를 통해 지난 10월 한 달간 전국의 일반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결과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가구는 전체가구의 21.8%로 2012년 17.9%에 비해 약 4%포인트 늘었다. 2010년 17.4%에서 정체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 증가세가 확연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개만 사육하는 가구는 16.6%, 고양이만 사육하는 가구는 2.7%, 개와 고양이 및 타 반려동물을 모두 사육하는 가구는 2.5%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대개 20%를 오가는 여타 설문조사와 일치한다.
설문조사 결과 반려동물 사육가구의 25.3%가 이미 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개만 동물등록 대상이며 한 가정에서 두 마리 이상 키우는 경우도 꽤 된다. 이에 실제 동물등록률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부가 내놓은 통계가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5월 공표한 2014년 동물보호복지 업무추진실태상 동물등록률은 지난해말 기준 55.1%에 달한다. 2013년에도 52.6%로 나타났다.
들개나 보호센터에서 기르는 개는 차치하고 일반 가정에서 기르는 개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등록돼 있다는 의미다. 등록수는 약 89만 마리. 그러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키우는 개는 약 180만 마리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 설문조사를 기초로 하면 엉뚱한 숫자가 나온다.
우리나라 전체가구수는 대략 1800여만 가구로 추정되고 있다. 설문조사결과에서 개를 키우는 가구가 전체의 19.1%인 것을 감안하면 300만 가구 넘게 개를 키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마리씩만 잡아도 300만 마리다.
180만 마리와 300만 마리?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에 가정견이 몇 마리 있는지 정확히 아는 이는 없다는게 정설이다.
이와 같은 정부 조사는 물론이고 민간 기관이나 업체, 협회의 설문조사도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국내 전체 펫사료 생산량을 통해 개의 숫자를 추정하는 대안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공식 동물등록률 통계는 등록률 목표 맞추기에만 급급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정확하지는 않더라고 실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대로 생산해 내는 것이 동물복지정책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