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미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개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견주들의 불안이 크다. 수의사들은 아픈 개들과 거리를 두고, 자신의 반려견이 아프면 외출을 당분간 중단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 주(州)부터 북서부 오리건 주까지 원인불명의 개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미국 당국과 수의학계가 원인 규명에 애쓰고 있다.
오리건 주 농무부는 지난 9일 불가사의한 질병을 “이례적인 개 호흡기 감염증(atypical canine infectious respiratory disease)”이라고 불렀다. 개의 코나 눈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기침, 재채기, 무기력 증상을 보이지만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과 다르다.
오리건 주 수의사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이 병의 사례가 200건 넘게 있었다고 보고했다. 콜로라도, 일리노이, 뉴햄프셔 주에서도 보고됐다.
오리건 주 수의사 라이언 숄츠 박사는 미국 수의학협회(AVMA)에 “현재 보고된 사례의 역학 조사 결과 바이러스의 병인이 같았지만,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 진단검사 결과는 주로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상기도 질환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상기도 질환 치료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미한 기관지기관염(tracheobronchitis)이 6~8주 이상 지속되고, 항생제가 전혀 듣지 않거나 거의 효과가 없다. 만성이 돼서 오래 앓으면 만성 폐렴으로 발전하거나, 급성 폐렴으로 급속히 악화돼 24~36시간 안에 숨진 사례도 극소수 있었다.
뉴햄프셔대학교 임상 부교수이자 뉴햄프셔 수의학진단연구소 병리학자인 데이비드 B. 니들 박사는 “우리는 이것이 이차 감염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인규명에 참여한 니들 박사는 “만약 우리가 확인한 것이 (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라면, 그 박테리아는 개의 몸에서 대량으로 서식한 오랜 역사를 통해서 숙주에게 적응한 박테리아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연 돌연변이 같이 돌발적인 진화 사건으로 박테리아가 악성이 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오리건 주 표본을 받았고, 콜로라도, 일리노이 등 다른 주 표본도 받아서 검사하길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 동물질병진단연구소도 원인불명의 개 호흡기 질환 사례를 보고 받았다. 워싱턴 동물질병진단연구소 소장이자 워싱턴주립대학교 수의학 교수 케빈 스네크비크는 “(기침, 무기력증, 고열 증상을 보이는) 호흡기 질환에 걸린 개들이 약간 증가했다. 증상은 며칠보다 더 길게 지속됐다”며 이 질환으로 숨진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주에서는 몇 건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견주들은 원인조차 알 수 없는 호흡기 질환으로 반려견들이 죽는다는 소문에 불안을 표시했다. 오리건 주 수의학협회는 하나 이상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성 물질로 인한 감염은 흔하기 때문에 “걱정하기보다 주의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오리건 주 수의학협회는 우선 개 인플루엔자, 보르데텔라(Bordetella), 파라인플루엔자 등 최신 백신을 예방접종하고, ▲많은 개들과 접촉을 줄이고, ▲아픈 개들과 거리를 두고, ▲물그릇을 따로 쓰고, ▲당신의 반려견이 아프면 외출시키지 말고 동물병원에 데려가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