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한 애견미용사가 강아지 미용을 의뢰받았는데 강아지의 상태가 심각하자 직접 나서 치료 및 입양까지 시킨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때는 작년 12월 15일, 대구에서 애견카페 겸 애견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에게 한 손님이 자신의 반려견 미용을 맡기러 찾아왔다.
그런데 이 강아지의 상태가 한눈에 봐도 심각할 정도였다. 온몸에 털이 엉겨 눈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였고, 발바닥도 털이 다 엉켜 있어 발바닥 패드가 바닥에 닿지도 않았다.
A씨는 본지와 연락에서 "그래도 강아지가 사람은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너무 기운이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털을 밀어주자 상태는 더 심각했다. 뼈와 가죽만 남아 있었고 각질과 기름기가 뭉쳐 온 몸을 덮고 있었다. 손님은 돈이 없다며 치료를 해줄 수가 없다고 했다는데.
결국 A씨는 손님에게 소유권을 포기할 것을 권유했다. A씨가 직접 강아지를 치료시키고 좋은 집으로 입양까지 보내기로 한 것.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손님은 '방치는 했지만 학대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는데. A씨는 "방치도 학대라는 걸 다들 확실하게 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님의 동의를 받아 강아지는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강아지는 약을 먹으며 약 두 달간 A씨의 애견 카페에서 지냈는데. 지인 미용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마사지와 케어를 병행하며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자 강아지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마침내 회복됐지만 건강해지고 나서도 처음엔 사람들을 무서워했다. 하지만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과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 잘 교감하며 애교 많은 강아지로 변했다고.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미용하시면서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그동안 얼마나 안 보이고 답답했을까" "이젠 세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앞으로 꽃길만 걷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녀석. 그리고 또 기쁜 소식이 전해졌으니, 지난 14일 강아지는 마침내 좋은 가족에게 입양을 가게 됐다.
"입양 과정에도 주위의 좋은 미용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A씨. "작별 인사를 하면서 '좋은 집에서 단독으로 많이 사랑받고 많이 놀러 다녔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줬는데 강아지가 알려나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A씨는 "어떤 누구라도 반려견을 키운다면서 이렇게 방치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반려견 입양을 생각하고 있다면 얼마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지, 아플 때 병원에 바로 데려갈 여력이 되는지 등을 고려해 심사숙고한 뒤 입양하길 바란다. 반려견은 장난감도 관상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