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치요다구 2011년 이후 안락사 제로
민관 협력으로 보호, 입양까지
[김민정 일본 통신원] 정부건물, 마천루 등이 몰려 있는 도쿄 중심 치요다구(千代田区). 이곳은 고양이의 안락사가 없는 지역으로도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지난 2011년 이후 5년 연속 안락사 제로의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6일 시포닷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일본 전체에서 고양이 9만9671마리가 안락사 처리됐다. 도쿄도에서도 1000마리 안팎이 그렇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일본은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길고양이나 주인 잃은 고양이의 안락사 처리가 우리나라보다도 신속하다. 치요다구는 지난해까지 5년째 안락사 제로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민관 협력이 안락사 제로 비결이다.
일본 전역에서 보호자 없는 고양이 즉 길고양이는 민원이나 트러블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고양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일본인들이지만 길고양이에 대해서는 차가운 모양이다.
치요다구 역시 안락사 제로 전까지 없애거나 잡아가 달라는 민원이 쇄도했다. 그러나 안락사 제로인 현재 민원은 다르게 바뀌었다. "고양이를 도와주세요!"다.
치요다구의 시민들과 구청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안락사 제로를 실현시켰다.
첫째. 중성화(TNR)사업.
치요다구는 2000년부터 보호자가 없는 고양이의 중성화수술비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 수컷 1마리당 최대 1만7000엔, 암컷은 최대 2만엔을 지원한다. 임신 중이라면 2만5000엔까지 보조한다.
구청과 시민단체 '치요다 어떻게든 된다'가 힘을 모아 보호자 없는 고양이의 중성화수술을 하고 원래 살던 곳에 풀어주고 있다. 이들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거나하는 일은 주민이나 지역 근무자가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둘째. 일반인 입양.
도쿄역 주변 등 각지에서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치요다구 길고양이들의 살 곳이 줄어들고 있다. 차에 치이는 일도 적지 않다.
그래서 치요다구와 '치요다 어떻게든 된다'가 제휴해 새끼고양이와 사람에게 적응이 된 성묘, 위험성이 높은 장소에 있는 성묘 등을 될 수 있는 한 보호하고 일반인에게 입양하고 있다.
한 해 다섯 차례에서 여섯 차례 치요다구와 이 단체가 고양이 입양행사를 갖고 공동으로 입양부모를 찾고 있다. 지금껏 대략 100마리의 고양이가 주인을 찾았다.
셋째. 상처입은 고양이 구조.
'고양이가 쓰러져 있다'거나 '아파 보이는 고양이가 돌아다닌다' 등의 상담이 보건소에 들어온다. 보건소는 구청와 '어떻게든 된다회'에 연락하고 동물병원에의 수용을 의뢰해 보호처를 찾아준다. 치료를 마치면 입양까지 연결한다.
구민들의 동정심에 기대는 것은 아니다.
치요다구는 고양이 입양을 위해 2014년부터 바이러스검사, 구충, 백신 접종의 의료처리 비용으로 1마리당 6000엔까지 보조하고 있다. 지난해 들어선 구내 동물병원과 제휴를 맺고 입양될 때까지 마리당 동물병원 입원비 4만엔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치요다구청장은 "안락사 제로는 치요다구의 브랜드력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라며 "봉사자들과의 협력으로 수술과 입양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