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진 서울대공원 동물큐레이터
"동물복지가 최우선..야생에 최대한 가깝게"
서울동물원의 양효진 동물큐레이터 |
"동물들은 항상 저희가 아는 이상의 행동을 하거든요. 동물들이 다양한 행동을 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직업군 탐구 시리즈를 연재해온 서울대공원 블로그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한 이는 양해진 동물큐레이터다.
동물큐레이터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와 달리 살아있는 생명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기획한다.
동물원에서 보여줄 동물의 종을 선정하고 어떤 환경에서 지내도록 할 것인지 만드는 것은 조경이나 시설 담당자의 몫. 양해진 큐레이터는 그에 앞서 동물원 동물들이 일반 관람객에게 보여지는 공간을 기획한다.
큐레이터 하면 관람객들에게 잘 보여질 수 있도록 객체를 배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동물큐레이터는 살아 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우선 순위가 일반 크레이터와는 다르다.
이는 사육사 리모델링힐 때 가장 잘 드러난다. "첫째는 동물복지, 둘째는 사육사분들이 일하기 편리한 환경,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이 동물을 볼 때 어떤 것을 느끼고 배우는지를 고려해요". 동물복지가 최우선이다.
서울대공원은 얼마전 곰 사육사 바닥을 흙바닥으로 바꾸는 리모델링을 예로 들었다. 은신처와 동물행동풍부화를 위한 먹이통이 추가로 설치됐다. 양해진 큐레이터의 제안이었다.
양 큐레이터는 "동물원에 있는 야생동물들은 실제 야생과는 다른 환경에 살고 있어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지루해할 수도 있다"며 "동물행동풍부화 시설물을 만들어주며 동물들이 적어도 야생과 유사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양 큐레이터가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동물들이 야생에서나 할 법한 행동을 할 때란다.
그는 "동물들은 항상 저희가 아는 이상의 행동을 한다"며 평소에 행동이 적었던 동물들에게 사육사 분과 함께 풍부화를 해줬는데 동물들이 생각지 못한 행동을 하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과 동물은 다른 존재지만 결국 하나의 생명체인 것은 같다"며 "대공원을 찾는 분들이 동물을 보면서 지구에 사는 생명체로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동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동물 관련 학과를 나온 학사 이상이면 가능하다. 동물행동풍부화를 감안해 동물행동학을 전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동물의 종 관리를 위해 해외 기관과 교류가 많아 유창한 영어실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