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씨와 그녀의 개 치비 |
[김민정 일본 통신원] 개가 닫혀 있던 사람의 마음을 열게 했다는 이야기들은 꽤 많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동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여기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17일 일본 반려동물 포털 시포에 실린 글이다. 일본 시즈오카현 경찰에서 경찰견 훈련사로 일하는 한 여성이 있다. 올해 21살인 사이토 유키노. 현에 있는 27명의 경찰견 훈련사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그가 훈련을 맡고 있는 개는 올해 6살인 셰퍼드 수컷 치비. "뛰어!" "앉아"하는 훈련에 어른 가슴 높이 되는 울타리를 뛰어 넘게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지금은 훈련사와 훈련견이지만 이 둘이 처음 만난 6년전에는 영 딴판이었다. 사이토는 소위 말하는 은둔형 외톨이였다.
중학교 때부터 주변 친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해 등교를 거부했고, 집안에서 오랜 시간 동안 나올 줄 몰랐다. 외모 역시 아픈 기색이 역력했다. 15살, 우리로 치자면 중학교 3학년에 해당했지만 몸무게는 불과 37킬로그램이 안됐다.
어느날 경찰관 아버지를 따라 훈련소 '바우하우스'를 보러 갔다가 갓 태어난 '치비'를 만났고 키우게 됐다. 치비는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중 가장 몸집이 작았지만 유키노를 보고서도 별 두려움없이 다가왔다. 동병상련이었을까. 그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됐다.
치비를 키운 뒤 같은 나잇대의 체력과 건강을 찾았다. 2012년 봄에는 방송통신 고등학교도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그 해 11월 위탁경찰견 심사에 치비와 함께 응모해 합격했다. 덕분에 유키노는 훈련사로, 치비는 경찰견으로서 거듭나게 됐다.
치비는 경찰견이 된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 출동했고, 특히 여성이 피해자인 범죄에 투입됐다. 유키노는 "꼬마가 인생을 바꿔 줬다"며 "꼬마를 통해 여러 사람과 사귀는 법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