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길에서 만난 모르는 강아지와 이틀 동안 우정을 쌓았는데, 강아지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추억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강원도 홍천군의 애견카페 '위켄드74' 실장님은 최근 출근하는 도중 모르는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강아지는 실장님을 따라 카페까지 오게 됐는데요. 당시 홍천군의 기온은 영하 18도의 매우 추운 날씨였기에 강아지가 혼자 밖에서 돌아다니게 둘 순 없었습니다.
춥고 배고파 보여 간식을 몇 개 줘봤다는 실장님. 그런데 간식을 받은 녀석은 기뻐하는 것 같았지만, 바로 먹지는 않고 입에 문 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는 것입니다.
혹시 간식이 부족해서일까 하나를 더 줘봤지만, 남김없이 챙겨 어디론가 향하는 녀석. 알고 보니 카페 밖 구석진 곳에 땅을 파고 간식을 묻어 숨기고 있었습니다.
강아지가 간식을 숨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본능적으로 먹이를 저장하기 위해 묻어두거나, 소중한 물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전한 장소에 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숨기는 행위 자체를 놀이처럼 즐기는 강아지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강아지에게 카페에서 하루 머물 수 있게 해준 뒤,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 검사도 해봤지만 칩 등록은 안 되어 있었는데요. 결국 동네를 돌아다니며 직접 주인을 찾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동네의 한 집에 이 강아지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녀석이 묶여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둘은 같은 형제였고, 그렇게 강아지는 이틀 만에 가족에게 돌아가게 됐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장님은 녀석과 꽤 정이 들었나 봅니다. '공주'라고 이름도 붙여줬고, 공주도 편한 듯 다른 강아지들이나 손님,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냈다는데요. 가족에게 돌아간 것이 좋은 일이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는군요.
이 사연을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공유하자 네티즌들은 다행이라면서도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쇠 목줄에 묶여 마당을 지키는 강아지로 살아야 하는 신세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잠시나마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다니며 자유롭게 놀던 이틀 동안의 시간이, 공주에게는 얼마나 꿈같은 시간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실장님은 본지와 연락에서 "유기견이나 마당 지킴이 개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예쁜 강아지들하고는 입장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한 개인이 모든 상황에 관여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냥 처한 상황마다 이해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라며 "(공주가) 정말 순둥이에 사람, 강아지 할것 없이 다 좋아하는 성격이라 주인을 만나 행복해하지 않을까 위안을 가져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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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카페에 남기고 간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에 꺼내 먹으려고 카페 구석진 곳에 숨겨둔 맛있는 간식들이었습니다. 실장님은 혹시나 공주가 다음에 또 가출하면 이곳에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 차마 간식을 치우지 못하고 그대로 고이 묻어 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