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길에서 구조한 고양이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줬건만, 알고 보니 외딴섬에 홀로 버려졌던 고양이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사연의 주인공은 '흰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다. 흰둥이는 도로 옆 경운기 근처에 지내며 길생활을 하다가 2023년 12월 구조자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길고양이들의 영역싸움으로 다쳤는지 귀 뒤쪽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있었는데. 다행히 치료도 잘 마치고, 집에서 돌봐줄 입양자도 나타났다.
사전 질문과 입양 조건 확인을 비롯해 입양자의 신분 확인 및 계약서 작성까지 진행했기에, 이대로 흰둥이는 가족의 품에서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게 될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조자는 입양자로부터 이사 준비와 병원 진료 때문에 지인의 집에 흰둥이를 맡겨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흰둥이의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가 걱정됐던 구조자는 계속 연락을 이어가며 흰둥이의 소식을 물었는데.
하지만 갈수록 입양자의 연락은 뜸해졌다. 이사 기념 선물로 흰둥이의 장난감도 보내줬지만, 입양자는 흰둥이의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

구조자는 찝찝함과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입양자에게 흰둥이를 보러 가고 싶다고 제안했는데. 하지만 그 이후로 입양자는 더 연락을 받지 않았고, 결국 구조자는 흰둥이를 잃어버렸다고 실토했다.
입양자의 주장은 작년 6월 개인적인 상황으로 외딴섬에 지내는 어머니의 지인에게 흰둥이를 맡겼는데, 케이지 문을 열 때 흰둥이가 달아나 밖으로 나가버렸다는 것이었다.
일단 구조자는 바깥을 헤매고 있을 흰둥이를 찾는 것이 먼저였다. 놀랍게도 흰둥이는 잃어버렸다는 장소 인근에 계속 머물고 있었고, 자신을 부르는 구조자에게 다가왔다.

한 달 넘게 바깥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흰둥이는 그저 실종된 장소 근처를 맴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섬에서 흰둥이를 발견한 지 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입양자는 잃어버렸다고 말했지만 구조자의 생각은 달랐다. 구조자는 "이사 후 5월 25일부터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6월 29일까지의 사진을 달라고 했다. 주변인들과 확인한 결과 날짜와 시간이 모두 조작된 사진이었고,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날짜도 모두 거짓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구조자는 "섬에는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도 많았다"며, 굳이 외딴섬에 고양이를 맡긴 점과 이사 이후 찍은 사진이 없었다는 점을 미루어 구조자가 흰둥이를 유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입양자가 흰둥이를 잃어버렸다고 말한 작년 7월 7일 이후로 구조자의 연락을 차단했기에 진실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매번 목숨 걸고 밥을 먹으러 오고, 어디선가 크게 다쳐 왔던 흰둥이의 새 삶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랬다"는 구조자.
이어 "4개월 동안 온 마음을 다 줬던 사람에게 버려지고, 다시 위험한 길생활을 하고 있던 흰둥이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사람으로써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렇게 다시 구조된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9달 동안 진정한 가족을 기다려온 흰둥이는, 기적처럼 지난 9일 입양처가 확정됐다. 흰둥이 사연을 접한 한 부부가 고심 끝에 평생 가족이 되어 주기로 결심한 것이다.
구조자는 "흰둥이는 이제 계속 흰둥이 이름으로 살기로 했다"며 "아픈 상처는 다 잊고, 행복한 기억만 차곡차곡 쌓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