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관악산 인근 주차장에 내내 앉아 있던 토끼 한 마리가 구조된 뒤 주인을 찾고 있다.
나디야 씨가 이 토끼를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 16일 일요일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토끼는 관악산샘말공원 주차장에 앉아서 아이스크림 막대를 씹고 있었다고 한다.
보통 한국에 서식하는 산토끼는 갈색이나 회색빛 털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토끼는 검은색이라 보통 야생 토끼와는 달라 보였는데.

그리고 다음날 월요일, 나디야 씨가 퇴근길에 다시 가보니 여전히 같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토끼. 반려 토끼가 유기됐거나 가출한 것이라고 짐작한 나디야 씨는 결국 토끼를 구조해 집으로 데려왔다.
나디야 씨는 공원 근처 사람들에게 이 토끼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 길에서 강아지 산책을 다니던 사람은 토끼가 며칠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한 할머니는 '원래 거기 사는 토끼'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야생 토끼라면 주차장에 계속 머물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디야 씨가 사 온 토끼 사료를 잘 안다는 듯 바로 먹기 시작했고, 비록 겁은 조금 많지만 사람 손으로 쓰다듬 받는 것에 익숙한 모습을 보니 누군가 키우던 토끼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우크라이나에서 온 나디야 씨는 5년째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 처음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떠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인도적 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는 나디아 씨.

그 사이 나디야 씨는 아픈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 키우게 됐다는데. 그림 그리는 일과 함께 카페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하반신이 마비된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고.
나디야 씨는 "지금 토끼는 고양이와 접촉을 피하기 위해 욕실에서 지내고 있다"며 "이번 주 토요일 일 쉬는 날 동물 병원에 데려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록 임시라도 토끼가 지낼 수 있는 케이지와 용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근무 시간을 늘려야 했다는 나디야 씨.
게다가 아픈 고양이에 토끼까지 모두 책임질 수 없는 형편이기에 하루빨리 토끼의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 토끼는 귀가 길고 두툼한 체형이며, 몸 대부분은 검은색 털이지만 아래 입술 쪽에는 하얀 점이 있다. 발견 장소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산28-37 인근이다. 이 토끼에 대해 아는 사람은 구조자 인스타그램(@nadiiaklym) DM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