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매출 블루버펄로, 펫푸드 허위표기 3200만달러 배상키로
타이슨·마일로 키친, 원산지 부적절 표기 문제로 피소
미국에서 펫푸드 관련 소비자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가족의 반열에 올라선 반려동물. 사람용 못지 않게 동물용 역시 식품안전이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동물이 먹는다고 주의를 덜 기울여 만들었다가는 큰 코가 다칠 판이다.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닥칠 수 있는 일이다.
3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펫푸드업체 블루버펄로는 소비자들이 원재료를 허위로 표기했다며 제기한 집단소송 관련, 3200만달러 규모의 배상금을 물어주고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배상금액은 펫푸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배상 액수다. 블루버펄로는 지난 2002년 설립된 곳으로 사료와 간식을 주로 만든다. 최근 몇년새 눈에 띄는 고성장을 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 매출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됐다.
블루버펄로는 창업자 빌 비숍의 탁월한 마케팅 능력 아래 성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펼친 원재료 마케팅이 이번 일을 불러 왔다.
블루버펄로는 자사 제품에 '오직 최상급 천연 재료'(Only the Finest Natural Ingredients)만을 쓴다고 했다. 먹거리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던 펫보호자들에게 제대로 먹혀 들었다.
이 뿐만 아니라 닭고기와 가금류 부산물, 옥수수, 밀, 콩, 인공감미료 등도 전혀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프리미엄 사료들이 즐겨 쓰는 '무곡물'(Grain Free) 마케팅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었다.
하지만 블루버펄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은 블루버펄로의 일부 제품에서 가금류 재료는 물론이고 쌀과 옥수수도 검출됐다며 주장했고, 회사 측이 이를 인정했다.
빌 비숍 창업자는 "최근 1년간 이전 재료 공급자가 잘못된 재료를 공급해 왔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왔다"는 말로 이를 인정했다.
그런가 하면 올들어 수잔 피츠패트릭(Susan Fitzpatrick)이라는 여성이 거대 펫푸드회사 타이슨과, '마일로의 키친'(Milo's Kitchen) 간식 브랜드를 만드는 빅하트펫브랜즈와 J.M.스머커를 대상으로 원산지 허위 표기를 문제 삼았다.
이들 제품들의 포장에는 '미국산'(Made in USA)라고 돼 있지만 세세한 재료는 그렇지 않다며 허위로 표기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회사들은 정부 당국이 정한 미국산 표기 규정에 부합한다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007년 불거진 멜라민 파동 사태로 높아진 먹거리 안전 의식이 이번 일들을 불러 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08년 중국에서 멜라민 파동이 발생, 신생아들이 죽어 나갔다. 중국의 일부 악덕업자들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처럼 보일 목적으로 신장결석이나 신장염을 유발하는 멜라민을 썼다가 파동으로 번졌다.
그런데 그보다 앞선 1년 전 펫푸드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다. 이유를 모른 채 반려동물들이 죽어 나갔고, 사람으로 사태가 번진 뒤에야 멜라민이 원인이었음이 밝혀졌다.
이후 미국 뿐 아니라 각국은 원산지 표기 규정을 강화했다.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미국 안에서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바람도 불고 하면서 'Made in USA'는 미국기업들에게 자국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됐다.
하지만 이번 소송들은 높아진 소비자들으니 먹거리 안전 의식을 확인한 계기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역시 일부에서는 사료를 두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료가 난무하지만 일부 사료는 제품 표기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출 만큼 상세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표기가 바로 '~등'이다. 어떤 물질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닥칠 일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