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도둑에게 자기 집을 봐달라고 맡긴 것과 같다는 문장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속담이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과연 생선은 고양이에게 최고의 맛있는 음식일까.
일본의 한 신문 고양이 전문의 코너에 실린 고양이의 음식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이 글에 따르면 일본에도 옛부터 고양이 하면 생선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고양이와 생선과의 관계는 참 끈끈(?)하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이것이 만국공통은 아니다. 영국의 한 연구에서는 '각각 태어나 자란 장소에서 먹던 음식을 좋아한다 '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한 섬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로 토끼를 줘봤더니 고양이들 모두 토끼고기를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길고양이들을 관찰해 본 결과 치킨이나 햄버거에 길들여져 있다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한 식생태 학자가 여러 나라의 고양이들에게 여러 먹이를 먹여보니 전갱이 말린 것에 흥분하더라는 결과도 나왔다.
글을 쓴 전문의의 결론은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라난 환경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다는 것.
이에 따르면 원래 야생인 고양이는 어미로부터 사냥을 배운다. 어미 고양이는 처음에는 죽은 사냥감에서 차차 살아있는 것으로 모의 사냥을 시켜 새끼 고양이를 가르친다. 그런데 어미가 가져오는 사냥감이 바로 새끼 고양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평생 고향의 맛 혹은 어머니의 맛이 된다.
예를 들어 어미가 새를 잘 잡아 새끼에게 먹이면 새끼 고양이 역시 새에 맛을 들이고 커서도 새 사냥에 주력하게 된다는 것.
고양이가 새로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기존 주력 사료를 버리고 그것으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는게 이 필자의 또다른 주장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어느날 저녁 가족 외식으로 근사한 이탈리아식당에 가서 맛있는 파스타를 먹었다고 치자. 몇번 더 먹어볼 수는 있겠지만 집밥을 버리고 파스타를 주력으로 삼지는 않는다.
고양이도 사람과 비슷해서 가끔 새로운 음식에 호기심을 보이지만 곧 익숙한 음식으로 돌아온다는게 필자의 주장이다. 물론 사람이든 고양이든 음식은 적당한 것이 최고라고 이 전문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