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ox 2의 오클랜드 지역방송 KTVU가 SNS에 올린 브루스 프랜시스와 반려견 대시. [출처: KTVU] |
반려견 이름이 전세계를 테러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IS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은행계좌가 동결된 미국의 한 남성이 화제가 됐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루스 프랜시스는 9살 된 핏불 혼혈 반려견 ‘대시(Dash)’의 산책 도우미에게 월급을 주려고 인터넷 뱅킹을 시도하다가, 수차례 실패했다.
그는 체이스뱅크 지점에 가서 인터넷 뱅킹이 되지 않는 이유를 확인했고, 놀라운 대답을 들었다. 미국 재무부가 막았다는 것.
그가 송금인 란에 반려견 이름 ‘대시(Dash)’를 덧붙인 게 화근이었다. 반려견 산책 도우미가 자신보다 반려견의 이름에 더 친숙하기 때문에, 항상 이체 거래에 반려견의 이름을 넣었다.
반려견의 이름이 아랍어 ‘다에시(Daesh)’와 비슷했기 때문에, 그의 계좌는 동결됐다. 다에시는 스스로 국가라고 선언한 ‘이슬람국가(IS)’를 뜻하는 단어다. IS는 다에시, Isil, Isis 등으로 불린다.
프랜시스는 “산책 도우미가 나에게 와서 월급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내 계좌를 살펴봤는데, 은행 측에선 ‘대시’가 의미하는 것이 뭔지 밝히라고 했다고 도우미에게 설명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프랜시스는 반려견 대시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프랜시스는 산책 도우미의 도움 없이 대시를 산책시킬 수 없다. 그는 그 당시 심경에 대해 “멋져!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테러리스트를 막았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이스뱅크 대변인은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름이 계좌 거래에서 나오면, 은행은 이를 조사해야 한다”며 “이 경우에 그의 계좌 거래는 조사 대상이 됐고, 결과적으로 계좌 동결이 풀렸다”고 설명했다.
프랜시스도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한 재무부와 은행의 조치를 이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IS 이름에 얽힌 촌극은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초콜릿 잼으로 유명한 누텔라는 고객 이름을 단 잼병을 만들어주는 이벤트에서 5살 소녀를 제외했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백화점에서 헤더 테일러가 조카 이시스(Isis)에게 누텔라 잼을 사주려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조카 이름이 이시스여서, 문제가 될 수 있단 판단 때문이다.
이시스의 어머니는 격분했고, SNS를 통해 항의했다. 페레로 최고경영자(CEO) 크레이그 베이커는 개인적으로 어머니와 접촉해, 회사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 서명 운동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