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A씨는 지난주말 이마트에 들렀다가 한 코너에 사람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무슨 매장이길래 저렇게 북적이는 것일까. 그곳은 다름 아닌 반려동물 용품을 팔고, 강아지 분양을 하며, 개도 맡아주는 몰리스펫샵.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반려동물 마트체인 펫스마트와 닮아 있는 곳이다.
평소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A씨. 집에 돌아와 몰리스펫샵이 아웃도어 용품을 취급하는 빅텐처럼 이마트의 전문매장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실망했다.
몰리스펫샵에 투자하자고 요새 소셜커머스 업체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마트 주식을 사기는 부담스러웠다.
일상 생활을 하다가 잘 팔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고, 그 회사 주식을 사는 것을 흔히 생활속 투자라고 한다. 주식 투자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두세달에 한번씩 사야하는 사료, 미용, 그리고 호기심을 당기는 각종 용품, 헉하는 동물병원비.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라면 자신의 지갑이 가벼워지는 사이 반려동물산업은 성장하고 있음을 안다.
생활 속 투자로 반려동물 관련업체에 관심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미국에서도 반려동물산업은 매년 4% 안팎의 성장세를 구가하는 성장산업으로 평가받는다.
노트펫이 반려동물 경제 전문 블로그 휴먼패니언과 함께 이 분야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관련 업체들을 뽑아 봤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몇몇 관련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덩치가 작은데다 현재까지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전염병에 주가가 춤추는 현실에서 안정적 투자 대상으로 삼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
동물(특히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취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로 시가총액은 1조원 이상으로 정했다.
반려동물 산업에 관심이 있고, 해외 주식투자에 거부감이 덜한 이들이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조에티스(NYSE, ZTS)
세계 최대 동물의약품 업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대부분 동물의약품 사업부를 두고 있는데 그 때문에 동물의약품 글로벌 탑10 안에 들어도 상장된 업체는 손꼽을 정도다.
조에티스 화이자의 동물의약품 부문이었다가 지난 2013년 화이자에서 분리됐다. 동물의약품 사업을 더 키우려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먹잇감으로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3월28일 현재 주가는 42.18달러 시가총액은 208억9000만달러(24조3000억원)이다.
지난 회기(2015.1∼12) 47억6500만달러 매출에 5억4500만달러의 영업이익에 순이익은 3억3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0.4% 줄었고, 영업이익과 33.5%, 41.9% 감소했다. 이익은 최근 3년간 가장 좋지 않았다.
VCA Inc(NASDAQ, WOOF)
지난 1986년 설립, 로스앤젤리스에 본사를 둔 동물병원 그룹이다. 캐나다에서도 동물병원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함께 수의진료를 지원하는 수의진단 서비스와 각종 의료기기 판매업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45억1000만달러, 우리돈 5조2600억원 가량의 덩치를 갖고 있다.
지난 회기 매출은 전년보다 11.2% 증가한 21억3300만달러,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3%, 55.8% 늘어난 3억2900만달러, 2억11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4년에는 실적이 제자리 걸음에 가까웠지만 지난 회기 실다시 성장세로 복귀했다.
조에티스에 비해 시가총액이 너무 작은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업종마다 PER(주가수익배율)이 다르다. 조에티스의 PER은 60배를 넘는 반면 VCA의 PER는 22배 수준이다.
센트럴가든앤펫(NASDAQ, CENT)
1980년 설립돼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정원 용품과 반려동물 용품을 취급하는 곳이다.
정원을 가꾸고 그 정원에서 개와 함께 뛰어 노는 모습을 생각하면 기억하기 쉬울 듯하다. 개와 고양이, 조류, 말, 각종 소형 애완동물 등 거의 모든 종류의 반려동물에 대한 용품을 취급한다.
시가총액은 8억400만달러 가량으로 1조원에 다소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최근 몇년중 흐름이 가장 양호하다.
최근 회기(2014.10~2015.9) 매출은 16억5000만달러로 전년과 비슷하다. 사실 4년째 매출이 정체돼 있다.
매출이 정체돼 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 회기 영업이익은 9100만달러로 62.7% 증가했다. 2013 회기 4000만달러로 바닥을 친 뒤 올라오고 있다.
순이익 역시 2013 회기 193만달러 적자였지만 지난 회기 3197만달러까지 올라왔다.
아이덱스(NASDAQ, IDXX)
아이덱스래보러터리(IDEXX Laboratories)는 수의사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수의 기기업체다. 특히 진단과 검사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수의산업과 함께 수질 및 유제품 품질 진단 분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1983년 설립, 전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해 있고 직원수는 5000명이 넘는다. 현재 시가총액은 68억1000만달러다. 동물용의약품업계에서 6, 7위권의 매출을 자랑하는 회사다.
지난 회기 매출은 16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7.8% 확대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2%와 5.6% 늘어난 2억9900만달러와 1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소한 최근 3년간 실적이 큰 폭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증가, 안정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반려동물산업을 좀 더 앞서는 속도로 꾸준히 커가고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패터슨컴퍼니(NASDAQ, PDCO)
1877년 치과용품 업체로 출발, 현재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현재 치과용품과 수의제품, 그리고 재활용품 등 크게 3가지 사업부를 갖고 있다. 수의 관련 시장에는 지난 2001년 이후 관련 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진출했다.
노령화 시대에 딱 맞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45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4월 결산법인으로서 지난 회기(2014.5~2015.4) 43억7500만달러 매출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억7300만달러, 2억2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해 꾸준한 외형과 이익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블루버펄로펫프로덕츠(NASDAQ, BUFF)
지난 2002년 설립된 비교적 신생의 미국 펫푸드 업체로서 최근 펫푸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을 주도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10억2700만달러로 1조원 매출 고지에 올라섰다.
순이익은 14.9% 증가한 1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불거진 원재료 허위광고 때문에 소비자들과 합의한 데 따라 순이익이 기대보다는 작았다.
마케팅 출신의 창업자가 이끄는 회사답게 마케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기존 네슬레퓨리나 등 펫푸드 메이저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올해 역시 투자 효과가 나타나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이런 낙관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49억5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엄 펫푸드에 관심이 높아질 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 받게 될 전망이다.
파이브로애니멀헬스(NASDAQ, PAHC)
파이브로애니멀헬스(Phibro Animal Health Corp)는 이름과 달리 동물용의약품 뿐 아니라 사람용 영양제와 각종 산업에 사용되는 기능성첨가제 이렇게 3개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1947년 설립됐으며 뉴저지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름에서처럼 동물용의약품은 단연 회사의 중추다. 현재 시가총액은 10억7000만달러.
6월 결산법인으로 최근 회기(2014.7~2015.6) 매출은 전년보다 8.15 증가한 7억4800만달러, 영업이익은 8700만달러로 113.7%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 300만달러 적자에서 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네오젠(NASDAQ, NEOG)
네오젠코퍼레이션(Neogen Corporation)은 식품과 동물 안전과 관련된 의료업체다. 특히 독성물질이 식품과 동물 관련 제품에 포함됐는지를 진단하는데 강점을 갖고 있다.
유전 정보 확인 관련 사업도 하고 있고, 쥐약을 포함해 해충 구제 약품도 생산하고 있다. 1982년 설립됐으며 나스닥에서 18억30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대략 2조원 가량이다.제약업종으로 분류되다 보니 PER이 50.21배로 용품이나 서비스 기업에 비해 높다.
12월 결산으로 지난 회기(2015.1~12) 2억8300만달러의 매출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300만달러와 3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소한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타왔다.
시가총액이 1조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관심을 가져볼 만한 기업으로 반려동물 보험회사 트루패니언(NYSE, TRUP, 시가총액 2억7200만달러), 펫푸드회사 프레시펫(NASDAQ, FRPT, 시가총액 2억4400만달러), 온라인 동물약국 펫메드익스프레스(NASDAQ, PETS, 3억6300만달러) 등이 꼽힌다.
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CVS그룹과 펫츠엣홈도 관심권이다. CVS그룹은 영국에서 동물병원은 물론 온라인 약국, 장례에서 최근에는 반려동물 보험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펫츠엣홈은 용품 체인이다. 호주 기업으로 그린크로스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년새 종합식품기업으로서 펫푸드 분야에 새롭게 진출한 곳들도 꽤 있다. 156억달러의 몸집을 자랑하는 JM스머커(NYSE, SJM)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