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이 이웃의 평온한 삶을 방해할 경우 신용도를 떨어 뜨릴 수 있는 신용정보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용정보시스템은 주인의 신용정보가 등록되며 심하게 짖는 것은 물론 물거나 할 경우 취직, 승진, 대출 신청 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용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개를 잘못 기른 죄로 돈을 빌릴 때 가산금리까지 물어야 할 판이다.
상하이는 지난 2011년 가구당 기를 수 있는 개의 수를 한 마리로 제한했다. 광견병이 계속 발생하고 물림 사고도 끊이지 않자 이런 규제안을 도입했다.
애완동물을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 사육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이번에 더 강력한 규제안을 시행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효성은 두고봐야 할 것같다.
2011년 당시 상하이시에 등록된 개의 숫자는 14만마리, 실제로는 80만마리의 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모든 개가 등록됐다면 모를까 현실적으로는 등록이 안된 개가 훨씬 더 많다면 신용정보시스템은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하이의 조치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급진적이고, 허울좋은 정책이 아니냐고 낮게 평가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우리는 낫다고 보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한강공원에서 개를 자유롭게 풀어놓는 방견 행위를 5대 질서교란행위 중 하나로 보고, 중점단속키로 했다.
지난해 한강공원 내 기초질서 위반행위 단속·계도 실적을 보면 반려견 관리소홀은 3만9999건으로 전체의 25.9%에 달한다. 주차위반(41.9%)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목줄을 하지 않은채 풀어 놓거나 배변을 치우지 않고 자리를 뜨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반려견이 한강공원의 골칫거리가 됐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개의 주인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참으로 믿기 힘든 말이다. 개를 키우지 않는 이들은 물론이고 키우는 이들 중에도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러한 근거없는 자신감에 반려동물과 외출 시 목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 놓는 이들이 많다. 목줄이기는 하지만 주인과의 거리가 수미터에 달하는 목줄을 한 개들도 많다.
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하고 있다. 다른 개와 싸우려 드는 것은 물론이고, 오고가는 다른 이들에게 사납게 짖기도 하며 때로는 달려 들어 할퀴어 놓기도 한다.
가끔 공격을 당해 수주의 치료기간을 요하는 상처를 입었다는 소식도 들려 온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고에 주인은 대처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결코 권리는 아니다. 키우지 않는 이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라고 더더욱 요구할 수는 없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등 반려동물인들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들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삶을 침범하지 않는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의 정착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게 우선이다.. 남을 배려할 때 자신의 삶도 평안함을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