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나와 신랑, 그리고 우리 귀염둥이 포메라니안 이렇게 셋이서 제주도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직과 이사에 앞서 푹 쉬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최근 제주도에 개를 데리고 꽤 오랜기간 묵을 수 있는 렌트하우스도 나왔다고 한다. 강아지와 함께 제주도에서 묵을 생각이 있는 분들을 위해 개인적 경험을 말씀 드리고 싶다.
뭐든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게 좋다. 우리 가족의 제주도 한달 지내보기도 그랬다.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묵을 장소!
제주도의 특급호텔 몇 곳은 숫자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개를 데리고 숙박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사람 투숙비에 강아지 투숙비까지… 금수저 아닌 이상에야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우리 가족은 빌라식 펜션을 빌렸다. 아니 장기투숙했다고 하는게 맞겠다.
이 곳은 서귀포에 위치한 신축 펜션이었는데 원래 펫 동반이 가능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침 비수기여서 주인과 협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눈 앞에 바닷가가 쫘악~ 펼쳐진, 제주도에 와 있다는 느낌을 팍팍 받기는… 어려운 곳이었지만,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돼 다행이었다.
제주의 일부 숙박시설에서 펫 동반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대개는 고급 호텔처럼 가격이 매우 비싸거나 장기투숙객들을 위한 연박을 허용하지 않는 곳들이 많다. 그러니 사전에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펫 동반이 불가하지만 네고, 즉 협의를 통해 얻는 방법을 추천한다. 우리처럼 신축해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펜션을 공략하면 조금 더 수월할 수 있다.
우리는 집에서 끌고 간 자동차로 제주도 곳곳을 누볐다. 그래서 출발지가 공항이 아닌 전라남도 완도였다. 완도에서 제주까지 가는 배편은 쾌속선과 완행(?) 페리 이렇게 두 종류가 있다. 쾌속선과 페리는 제주도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에서 꽤 많은 차이가 난다.
쾌속선은 제주도에 금방 다다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배가 출렁이면서 강아지가 멀미를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페리는 느린 대신 멀미 걱정은 없다. 어떤 배를 선택하더라도 배 안에서 개를 풀어 놓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고로 개모차나 큼지막한 캐리어를 갖고 배에 오르는 것이 좋겠다.
개모차는 사실 제주도 현지에서도 매우 유용했다. 그 긴 올레길을, 그 작은 포메에게 걸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덧붙여 쾌속선은 주말에는 거의 꽉찬다. 그래서 평일을 이용하거나 좀 더 시간을 갖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올 때 쾌속선표를 구하지 못해 시간이 한참 걸리는 페리를 타고 왔다. 그리고 다시 수도권에 있는 집까지 운전을 해야 했다. 우리처럼 자동차와 개를 배에 싣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의외로 제주도에 개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국립공원은 뭍과 마찬가지로 동반 입장 불가. 제주도에 흔하디 흔한 박물관도 역시 입장 금지. 관광지도 예외는 아니며 식당 대부분도 당연히 금지.
그러니 음식점이나 특정 건물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싶다면 사전에 갈 수 있는 곳을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동반 입장 식당 리스트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늦가을 답지 않게 비가 자주 왔다. 그래서 실내에 있는 일이 많았다. 그러니 제주도까지 가서 펜션 바닥만 긁고 싶지 않다면 우천시에도 갈 수 있는 장소를 미리 찾아두는게 좋다.
우리 부부는 날씨가 좋을 때, 주로 주변 공원과 올레길을 포메와 집중 공략했다. 맑은 공기는 물론이고 당연히 동반 산책이 가능하다. 한가하다보니 공원 전부가 우리 것인양 활보할 수도 있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도를 가기 전 꼭 확인해야 할 것. 제주도에는 동물병원이 흔하지 않다. 우리 포메 역시 아픈 적이 있어 어떻게 해야할지 좀 난감했다. 가까운 동물병원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겠다.
사실 제주도에서 한달을 보낸 것이 아직까지는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참 좋았던 시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뒷치닥꺼리는 뒷치닥꺼리대로 다하고, 어디 좋은데 가려하면 포메를 펜션에 홀로 남겨 뒀어야 했으니.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가는 이들 입장에서는 동반 입장이 가능한 곳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더불어 다음 번에는 더 철저히 준비해서 인생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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