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원과 놀이공원에서 어린 아이가 고릴라와 악어에게 공격당한 사고가 빈발했다. 아이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비일비재하다.
책임 소재를 따지고, 안전을 강화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질문해봐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자녀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다.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 자녀에게 동물이 공격할 수도 있단 진실을 알리긴 쉽지 않다. 주의를 주긴 해야 하는데, 아이의 환상을 깰까봐 주저하게 된다.
미국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부모가 자녀에게 야생동물에 대해 주의를 주는 방법을 조언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아동 미디어를 담당하는 멜리나 지로사 벨로우스는 “이 사고는 너무나 비극적이기 때문에 당신은 결코 이 사고를 마술로 사라지게 할 주문을 찾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자녀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녀에게 말해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릴라 사고나 악어 사고를 교재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자연과 동물을 존중하고 돌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동물이 자연환경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절대로 야생 동물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선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40년간 동물을 연구하고 돌본 잭 해나 미국 컬럼버스 동물원·아쿠아리움 전 원장은 모든 것은 한 마디로 “존중(respect)”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동물원이나 야생동물 서식지에 가기 전에 부모는 자녀와 미리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해나 전 원장은 조언했다. 예를 들어 “이곳은 동물의 집이야. 소리치거나 땅콩을 던져선 절대로 안 된다.”고 주의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코끼리나 곰 같은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개와 고양이도 주의깊게 대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자주 만나는 동물은 코끼리보다 개이기 때문이다.
해나 전 원장은 “개가 어떤 종류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주인은 ‘이 개는 전에 결코 사람을 문 적이 없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점은 그게 아니라 개에게 언제든지 물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야생협회의 아동잡지 ‘레인지 릭’의 게리 비숍 전 편집장은 “악어 사고의 경우에 진실은 악어가 본능에 따라 사냥하는 포식동물이고,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잡아먹을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야생동물을 괴물처럼 받아들이게 할 필요는 없다. 야생동물이 자연스럽게 방어하고, 먹이를 사냥해서 먹는 행동이라고 받아들이게 도와야 한다.
비숍 전 편집장은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악어는) 어린이와 너구리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물론 이 조언들이 모든 가정에 적합한 것은 아니고, 모든 부모는 자신의 가정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