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사냥감을 노리는 고양이가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란 이야기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물리(사물의 이치)의 법칙'까지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일본 교토대 타카기 교수 연구팀은 지난 14일 발간된 '애니멀 컨디션(Animal Condition)'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양이 앞에서 상자를 흔들었을 때 소리의 유무를 통해 그 상자 안에 물건이 들어 있는지 추측하는 것이 가능한 지를 실험했다.
그 상자를 뒤집었을 때 안에서 물건이 떨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는가도 조사했다.
기르는 고양이 30마리를 대상으로, 연구자가 상자를 흔드는 순간 고양이가 보이는 행동을 기록했다.
그 때, 상자를 흔들었을 때의 소리를 냈을 경우와 내지 않고 상자가 비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를 설정했다.
이 동작 후 연구자는 고양이 앞에서 상자를 뒤집었다. 그 때 물건이 떨어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설정했다.
총 4가지 경우를 실험했다.
물리의 법칙에 따라 상자를 흔들어 소리가 들리면 물건이 떨어져 나오게 하고, 소리가 없을 땐 물건이 나오지 않게 했다.
반대로 소리가 들렸는데 물건이 떨어져 나오지 않거나 소리가 없었는데도 물건이 나오는 경우도 설정했다.
실험결과 고양이는 '흔들면 소리가 나는 상자'를 보다 긴 시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고양이가 소리의 유무를 기준으로 물건이 들어 있는지 여부를 추측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고양이는 물리법칙과 일치하지 않는 두 가지 경우가 나타났을 경우에도 상자를 주시하고 있는 시간이 길게 나타났다.
마치 고양이가 '흠, 이것은 좀 이상한데'하면서 사고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고양이가 소리를 듣고 실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또 그 소리에서 상자 안에 들어있는 물건의 양과 크기 같은 정보도 추정해 내는 지를 이해하려면 한 층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