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똥을 더럽고 냄새나는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맞을 수도 있는 말이다. 똥은 냄새가 지독하여 똥이 옷이나 신발에 묻으면 당장 갈아입거나 바꿔 신어야 한다.
필자는 대학에 다닐 때 동물을 전공하여서, 전공 특성상 신발이나 옷에 똥이 묻은 경우가 허다했다. 간혹 제대로 씻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들이 코를 잡고 피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넓은 좌석을 혼자 독차지하고 다닌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상당한 민폐를 끼친 것 같다.
갑자기 더럽고 냄새나는 똥 이야기를 왜 꺼냈을까? 2012년 12월 신문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서울신문, 한겨레, 매일경제, 세계일보, 한국경제, 국민일보 등은 “마사회가 경주마 배설로 유기농 비료를 생산한다.”는 제목으로 일제히 보도를 하였다.
마사회가 말똥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이를 상품화 한다는 취지였다.
말은 소와 함께 가축 중에서 대표적인 초식동물에 속한다. 차이점이라고 하면 소는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우제류에 해당되지만, 말은 발굽이 갈라지지 않은 발굽 하나의 기제류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차이다. 소는 우제류만 감염되는 구제역에 걸릴 수도 있지만, 말은 우제류가 아닌 기제류라서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사회 소속의 경주마들이 1년에 배설하는 똥의 양은 1만4000톤에 달한다고 한다. 마사회는 이 엄청난 똥을 모아 친환경비료를 만들고 이를 위해 민간 기업들과 공동출자를 하여 ‘에코그린팜’이라는 친환경 비료회사를 설립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경주마는 홍삼, 마늘, 종합 비타민 등 각종 영양분이 풍부한 먹이를 먹기 때문에 그 똥도 고급 퇴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음식을 먹고 영양가가 풍부한 좋은 똥을 눈다는 것이다.
가축들의 똥도 자원이 된 시대가 열렸다. 2014년부터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이미 전면 금지되었다. 전국의 많은 가축 분뇨들도 이렇게 친환경 비료로 재탄생하여 우리나라 국토를 기름지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