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아기를 동시에 키우는 이들만 이해할 수 있는 13가지를 패션지 코스모폴리탄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정리했다.
- 1. 아기 키우기는 개와 정말 다르다!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가 이제 막 부모가 된 당신에게 공감한다고 말하면, 당신은 코웃음을 칠 것이다.
개 배설물을 봉지에 담아 버리는 것과 하루 종일 기저귀를 가는 것의 차이를 친구는 모르기 때문이다.
반려견은 하루 18시간 자고, 아기도 끊임없이 잔다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아기는 잠을 방해받으면 울고 보챈다는 점이 반려견과 다르다.
게다가 반려견은 장 보는 데 따라오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다고 마트 바닥에 드러눕지도 않는다. 둘은 천지 차이다!
- 2. 개든, 아기든, 모든 게 입으로 들어간다!
개 장난감이 아기 입에 물려있고, 아기가 먹다가 흘린 음식을 반려견이 핥아먹고 있다. 난장판이다.
반려견이 아기를 핥기라도 하면 “그만둬!”라고 소리친다. 하루에 3천번 이상 소리쳐야 한다! 둘을 떼어놓고, 개 장난감을 소독하고, 바닥을 청소하며 몇 주간 잠을 못 자면 결국 포기하게 된다. 부질없단 걸 깨닫고, 해방감마저 느낀다.
이젠 아기가 울면, 개가 문 공을 빼앗아 아기에게 주는 단계가 된다. 당신의 모습을 보고, 조부모님이 경악하겠지만 말이다.
- 3. 주변에서 아기를 위해 반려견을 포기하라고 한다.
조부모님, 이모, 고모, 삼촌, 동료, 이웃 등이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아기를 키우는 집에서 반려견을 키우면 아기에게 위험하다고. 개는 야생동물이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는 벌어진다고.
실제로 노인이나 아기가 개에게 물려 심하게 다쳤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대범한 당신은 집에 돌아와, 아기에게 반려견을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만지도록 주의시킬 뿐이다. 모든 조언을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니까.
- 4. 개든, 아기든, 항상 귀엽지 않다!
당신의 SNS를 가득 채운 사진 속에서 아기와 반려견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아기가 반려견을 껴안고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다.
하지만 현실에선 견원지간이다. 아기는 개 꼬리를 잡아끌고, 반려견은 아기에게 으르렁거린다. 같은 장난감을 두고 다투기도 한다.
아기는 반려견 물그릇에 손을 담가 바닥을 온통 물바다로 만든다. 45분간 아기를 안고 서성인 끝에 겨우 재웠더니, 반려견이 짖어서 아기가 잠을 깬다. 셀카를 찍을 여유 따윈 이 집에 없다!
- 5. 부끄럽지만 반려견에게 소홀해진다.
부모가 되기 전까진 반려견에게 좋은 보호자였다. 하지만 부성애와 모성애를 갖게 된 다음부터 반려견보다 아기가 우선순위다.
반려견이 며칠째 산책을 못하기도 하고, 가끔 저녁을 거르기도 한다. 남편이 한 줄 알고, 아내가 한 줄 알고라고 변명해보기도 하지만 죄책감은 어쩔 수 없다.
아기가 조금만 더 자라면, 반려견 밥을 챙기게 할 거라고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다.
- 6. 기대만큼 아이가 개를 돌보지 않는다.
아기가 걸음마를 떼고, 어린이로 자라면, 반려견을 돌볼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꿈은 잠시만 이루어질 뿐이다.
아장아장 걸을 때는 자기가 반려견 밥을 주겠다고 고집하던 아이도, 자기 혼자 반려견 산책을 시키겠다고 떼쓰던 아이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그것이 일이란 것을 깨닫는다.
결국 부모가 다시 사료를 주고, 반려견을 씻기고, 산책시키게 된다.
- 7. 개와 아기는 데이트하듯 서로 알아간다!
처음 아기를 집에 데려오면, 반려견은 아기를 무시한다. 아기는 반려견을 보고 무서워한다. 아기가 울기라도 하면, 반려견은 싫어한다.
둘이 좀 가까워져서, 반려견이 아기를 핥고 있는데, 아기가 손가락으로 반려견 눈을 찌른다. 부모는 개와 아기를 떼어놓기 바쁘다. 무슨 사고가 벌어질지 몰라 항상 긴장 상태다.
하지만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둘은 조금씩 친해진다. 그리고 기적적인 어느 날 반려견이 가장 좋아하는 장남감을 아기에게 주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아기와 반려견이 함께 뒹굴며 단짝친구가 된 모습을 보게 된다.
- 8. 하루 종일 “변” 얘기다! 비위가 강해진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부모는 확인 작업에 들어간다. “우리 아기 똥 색깔 예쁜 거 봐라!” “우리 아기 오늘 몇 번 쌌지?” “개 변 봤나?” “여보! 기저귀 갈 동안, 개 볼 일 보게 화장실에 넣어줄래?”
아기와 개를 함께 키우다보면 비위가 강해진다. 웬만한 것으론 구역질이 나지 않는다. 한쪽에서 개가 큰일을 보고 있으면, 그 옆에서 아기가 토한다.
아기가 립스틱으로 바닥에 낙서하면, 개가 배턴을 이어받아 립스틱을 먹는다. 아기가 요거트를 머리에 문지르면, 개는 그것을 핥아먹는다.
- 9. 가족사진은 불가능하다!
아기를 앉히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기다 카메라를 보게 하긴 더 힘들다. 이와 동시에 반려견이 옆에 앉아 카메라를 보게 한다고? 그야말로 불가능한 임무다!
가족 모두 정면을 응시한 사진을 포기한다면, 그런대로 볼 만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기와 개의 '케미(chemistry)'다!
- 10. 보모가 개를 좋아한다고 거짓말한다.
베이비시터와 유모를 구하다 보면, 다들 개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막상 구해놓고 보면, 반려견을 산책시키지 않고, 반려견을 방에 가둬두거나, 개 알레르기가 있다고 고백하기 일쑤다. 결국 달려가 아기와 반려견을 맡길 곳은 친정과 시댁뿐이다.
- 11. 반려견을 키우면, 식사시간에 좋다!
아기가 음식을 정확히 입에 가져가는 법이 없다. 엎지르고, 흘리고, 온 몸에 범벅을 한다. 이럴 때 보통 가정의 부모들은 닦고 치우느라 바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은 손쉽게 해결한다. 바로 반려견이 다 핥아 먹기 때문에 닦고 치울 필요가 없다.
아기가 음식을 흘리기 시작한 날부터, 반려견은 식탁 밑에 캠프를 친다. 아기는 반려견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결국 둘은 환상의 짝꿍이 된다.
- 12. 아이에게 죽음을 이해시켜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반려견의 수명이 사람보다 짧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반려견을 키우다보면, 반려견의 죽음에 직면해야 할 순간이 온다. 반려견과 영원히 이별하는 순간은 그래서 아이가 죽음을 배우는 순간이 된다.
부모도 힘들지만, 어린 아이가 죽음을 이해하기란 더 힘든 법이다. 부모는 아이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2배, 3배 더 아픔을 겪는다. 자신의 슬픔을 삭이면서 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가르칠지 몰라 혼란스러워한다.
충분히 슬퍼하는 편이 좋다. 자녀와 함께 눈물 흘리면서, 착한 반려견의 마지막을 애도하는 것은 건강하다.
- 13. 아이가 순수한 사랑을 배운다!
자녀와 반려견을 함께 키우면, 아이들은 반려견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반려견이 주는 순수한 사랑에 젖어든다. 자녀는 모든 것을 반려견과 나누며, 순수한 사랑을 배워간다. 부모말고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는 세상에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