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견 '핏불' 의심된다는 이유로 개 압수
"개 돌려달라" 청원 봇물
매디슨과 반려견 달라 |
자폐증에 걸린 7살 소녀가 경찰에게 뺏긴 반려견을 돌려달라고 청원해, 경찰과 가슴 아픈 싸움을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미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州)에 사는 제니 아머(29세)는 딸 매디슨 아머를 비롯한 자녀 5명, 반려견 달라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랭커셔주 경찰이 집행영장을 들고 찾아와, 달라가 금지된 견종인 핏불로 의심된다며 압수하겠다고 밝혔다. 엄마 제니는 반려견 달라가 샤페이와 스태포드셔 불테리어 잡종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다.
자폐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딸 매디슨은 달라를 데리고 욕실에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매디슨은 극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을 막을 순 없었다.
경찰은 엄마 제니에게 달라가 순한지 난폭한지 행동을 평가하지 않고, 핏불인지 견종만 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제니가 달라의 안락사를 허용하는 포기각서에 서명하거나, 법정에서 다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니는 딸 매디슨과 달라를 돌려달라는 청원과 함께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한 주 만에 우편집배원, 환경미화원, 이웃 등 7000명이 서명했다. 소송전을 위해 모금 운동도 하고 있다.
달라를 살려달라고 청원 운동하는 매디슨. |
제니는 “달라는 매디슨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나는 경찰과 싸워야만 한다”며 “매디슨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달라가 나를 매디슨에게 데려갔다”고 말했다.
제니는 아픈 매디슨을 위해 강아지 달라를 입양해, 달라가 세 살이 될 때까지 가족처럼 지냈다. 매디슨은 경찰이 달라를 데려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니는 “매디슨이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상황이고,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있다”며 “매디슨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제니와 자녀 5명은 달라를 보여 달라고 경찰을 방문했지만, 경찰은 면접을 허락하지 않았다. 달라가 있는 곳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최근 벌어진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