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펠트 인형 제작 김민영 작가
별이 된 반려견 보려 만들었다가 입소문에 주문제작
"위로를 받았다는 말 들을 때 가장 보람"
"2년 반쯤 전에 13년을 함께한 반려견 '아가'가 생각지도 못한 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너무나 보고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재료를 사다가 만든게 시작이죠."
크기는 작지만 모습은 똑닮은 양모펠트 반려동물 인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양와와 공방의 김민영 작가는 지난해 5월부터 반려동물 양모펠트 인형을 본격 제작, 지금까지 200점 안팎의 작품을 만들었다. 대부분은 별이 된 반려동물. 사랑스런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이들에게 위안을 선사했다.
그가 만드는 양모펠트 인형의 크기는 대략 25∼30센티미터. 반려견과 반려묘가 대부분이지만 종종 햄스터나 애완용쥐도 만든다. 햄스터와 쥐는 크기가 더 작아진다.
특히 얼굴 부분에 신경을 쓴다.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나 느낌까지 온전히 담아내고 싶은 욕심은 포기할 수 없단다. 그가 자신의 별이 된 아이를 만들었을 때처럼 가능한 한 의뢰자의 소소한 추억과 감정을 담는 것도 놓칠 수 없다.
"보내주시는 사진 속에 제일 많이 하고 있는 아이의 표정이나 습관이나 이런 부분들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어떨 땐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좀 더 닮은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털을 직접 염색해서 사용하기도 하죠."
포메라니안 소미. 왼쪽이 사진, 오른쪽은 인형 |
몸통과 다리, 꼬리, 머리를 따로 작업한 뒤 이를 모두 연결하고 전체적으로 털을 심어주는 것으로 작업이 끝난다. 이렇게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주일 정도.
온전히 여기에만 매달린다면 하루 24시간이면 충분할 수도 있단다. 하지만 다른 일도 병행하고 있어 이 정도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80% 정도는 별이 되어 더이상 볼수 없는 아이들 주문이에요~. 본인이 직접 주문하기도 하고, 지인에게 별이된 아이의 인형을 깜짝선물로 주문하기도 하시죠."
예감했든 갑작스럽게 닥쳤든 사랑스런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수년이 흘러도 그 아이는 항상 가슴 속에 남아 있기 마련. 그래서 드러내놓지 않더라도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한다.
양모펠트 인형 역시 하나의 추억의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달이는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양모펠트 인형이 달이를 기억하게 해주고 있다. |
"처음 주문주실 땐 고민을 많이 하신다고 해요. 그런데 막상 인형을 받고나서 위로를 많이 받는다고, 주문하길 잘했다는 분들이 많아요."
김민영 작가가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기도 하다. 물론 본인도 그런 마음에 양모펠트 인형을 만들게 됐으니.
그는 "양모펠트 인형을 받아보는 분들이 제가 처음 인형을 만들었을 때의 심정과 같은 의미였으면 좋겠다"며 "삶의 일부였다가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상실감 때문에 힘든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게요"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가 운영하는 양와와 공방은 현재는 1인 공방이다. 하지만 올 연말 쯤엔 공방을 확대하고, 지인과 함께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껏 제작한 양모펠트 인형을 보고 싶다면 김 작가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방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