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바 [출처: 마린 쿠쿨리] |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았는데 새 가정에 입양됐다면, 전 주인과 현 주인 사이에서 누가 그 고양이를 길러야 할까? 영국에서 4년 된 주인과 2주 된 주인 사이에 딜레마 상황이 벌어졌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인 마린 쿠쿨리(24세)와 내탕 투불르 커플은 18개월 전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이주해, 런던 북부 아파트에서 4살 된 고양이 ‘부바’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부바를 잃어버리고, 4개월간 찾아 헤맸다. 부바 몸에 이식한 마이크로칩에 희망을 걸고, 부바를 곧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되뇐 나날이었다.
다행히 지난 7월 말 IT 컨설턴트가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페이스북에서 부바의 사진을 발견하고, 커플에게 고양이를 찾았단 기쁜 소식을 전했다. 커플은 기뻐할 새도 없이, RSPCA와 싸우는 입장이 됐다.
RSPCA는 부바가 이미 입양됐고, 새 주인은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알려왔다. 게다가 정보 보호 규정에 따라 새로 입양된 가정에 대해 알려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쿠쿨리는 분노했다. RSPCA가 부바의 마이크로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입양절차를 추진했다고 비난했다. 부바의 마이크로칩이 프랑스에서 등록된 것일지라도, 유럽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했어야 한단 주장이다.
RSPCA는 적반하장으로 부바가 RSPCA의 소유이기 때문에, 쿠쿨리가 RSPCA의 결정에 따라야만 하고, 슬픔을 삭일 것을 충고했다는 것이다. RSPCA 소개로 부바 입양을 주선한 고양이 보호단체 캣츠 프로텍션은 안락사 당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할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쿠쿨리는 “RSPCA는 지독하고, 동정심도 없고, 역겹다”며 “그들은 고양이와 주인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돈만 밝힌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그들이 나를 아무도 아닌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고, 내가 내 고양이를 더 빨리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내 잘못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RSPCA 대변인은 '사람의 실수'를 인정하고 "매우 속상한 상황"이라며, 그녀를 매우 동정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RSPCA에 대한 논란은 이 일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마이크로칩 회사가 고양이를 잃어버린 한 가족에게 고양이를 발견했지만 정보 보호규정으로 알려줄 수 없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이 경우엔 새 주인이 양보해줘서, 그 가족은 고양이를 되찾을 수 있었다.
지난주에도 다른 가족이 고양이를 잃어버렸는데, RSPCA가 그 고양이를 안락사 시킨 일도 있었다. 심지어 그 가족이 그 고양이를 데려가기로 약속했는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