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을 함께한 부부의 얼굴이 닮아가듯 동물과 사람도 그럴 수 있을까?
기르는 개와 닮은 주인의 재미난 기사도 있는데 그럼 냥이와 집사는 어떨까?
고양이 전문병원 '도쿄 캣 스페셜리스트'의 원장 야마모토씨가 명쾌하게 분석했다.
매일 진료실을 방문하는 냥이와 집사를 보고 느낀 것이다.
개와 주인이 닮은 것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대학의 한 심리학자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그런데 야마모토씨에 의하면 고양이도 집사와 비슷하게 닮아 있다는 것이다.
개처럼 품종별로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진 않아도 자세히 보면 냥이들 얼굴도 꽤 제각각이다.
귀요미형, 장난꾸러기형, 미인형, 새침한 형, 미남형 등등 개성이 넘친다.
아주 어린 아기 냥이를 처음 고를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이미지의 냥이를 선택하게 된다. 이것이 냥이와 집사도 서로 닮을 수가 있는 첫 번째 이유가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성격이 닮으면 얼굴도 닮는다는 것.
야마모토씨는 냥이 집사의 성격을 2가지로 나눴다.
고양이한테 헌신하는 것을 즐기는 다소 자학적(?)인 타입과 고양이의 외모, 행동 그 모두를 동경해 냥이에게 홀딱 반해 있는 타입이다.
특히 두 번째 타입의 집사는 성격도 고양이 같은 면이 있어 '너 꼭 고양이같아!'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인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얼굴이지만 행동이나 성격에서 냥이 같은 면이 나올 수도 있겠다.
세 번째 이유는 함께 살면 점점 닮아가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자신이 생활 패턴을 선택할 수 없다.
주인이 살아가는 환경이 그대로 냥이한테 반영된다.
먹는 것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집사는 냥이 식생활에도 별 신경을 안 쓴다.
반면 먹는 것을 즐기는 집사는 사료를 너무 많이 줄 가능성도 좀 있어 체형이 닮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냥이 사료가 종합영양식으로 나오지만 과식하기도 하니 말이다.
고양이를 기르면 심근경색 발병률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만큼 스트레스 발산효과가 있는 것이다.
쌍둥이라도 생활환경에 따라 얼굴 모습이 변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고양이와 함께 살면 잠든 냥이의 평온한 얼굴처럼 온화한 얼굴로 변할 지도 모른다.
아마 자신의 냥이와 닮았다는 말에 기분 나빠할 집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냥이 로라도 딸과 꽤 비슷한 인상이다.
누가 먼저 닮기 시작했을까?
2개월이 막 된 아기냥이 형제들 중 한 눈에 반해 버린 로라였는데 이제는 정말 성격도 비슷해 진 것도 같다.
또 가여운 길냥이 거둬들여 키우는 천사같은 집사들은 얼굴, 마음 모두 순수하고 예쁜 냥이와 똑닮았을 것이다.